“창업주도 끌어내렸는데”…‘마케팅 논란’ 무신사, 유사 방지엔 ‘미온적’

“창업주도 끌어내렸는데”…‘마케팅 논란’ 무신사, 유사 방지엔 ‘미온적’

“대책 없이 떠난 조만호 대표…유사 방지할 수 있을까 의문”
무신사, 신임 대표 발표…강정구·한문일 공동 대표 체제

기사승인 2021-06-05 06:30:02
사진=무신사 로고 / 무신사 제공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10·20세대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으며 성장 중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연달아 마케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창업주 조만호 대표까지 자리에서 물러난 상황. 그러나 당사는 여전히 구체적인 유사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아 사태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성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무신사 마케팅 내부 조직에는 별다른 조치가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마케팅 문제의 전반적인 책임을 조 전 대표가 지고 사임한 것”이라며 “마케팅 조직에 변동이 없는 건 맞다. 발표할 수 있는 유사 사례 방지 대책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마케팅 논란은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됐다. 페이크삭스(덧신)를 판매하면서 무신사는 제품 홍보 게시물에 ‘속건성 책상을 탁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해 질타를 받았다. 해당 문구는 6월 항쟁의 시발점이 된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내놓은 해명으로 유명하다.

올해 3월에는 쿠폰 발행 관련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남성들에게도 우신사(무신사의 자체 여성 패션 플랫폼) 쿠폰을 달라고 항의 댓글을 달았다 60일 이용 정지를 당했다”고 밝혔다. 관련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무신사 불매운동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무신사 측은 “우신사 쿠폰은 여성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발행됐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26일에는 현대카드와 협업을 알리며 공개한 이미지에 논란이 된 손 모양 이미지가 담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무신사는 3일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사 사례 방지 대책 없이 자리를 떠난 조 전 대표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음 김범수 이사회 의장, 쿠팡 김범석 이사회 의장 등 이사회 의장으로써 회사를 진두지휘하는 경영인들이 있다”며 “의사회 의장을 맡겠다고 무신사 조 전 대표는 발표했다. 무신사 내부에 변화는 없는데 이전과 다른 상황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비슷한 물의를 빚었던 다른 기업과 무신사 태도가 대비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떡’ 포스터 광고에 사용된 손 이미지로 남성 혐오(남혐) 논란에 휩싸였던 비비큐는 모든 제작물에 대해 철저한 전수조사를 거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소비자들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며 비비큐는 제보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남성 혐오 논란이 불거진 편의점 GS25 홍보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를 징계했다. 마케팅팀장도 다른 부서로 발령했다.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조직 개편을 통해 편의점 사업부에서 손을 뗐다.

무신사는 마케팅에 더 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사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성별에 따른 마케팅을 일체 중단할 것"이라며 "논란이 된 손가락 이미지는 삭제했다. 컨텐츠 전수 조사를 통해 여지가 있어 보이는 이미지는 모두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드리기 위한 개편안을 9월 시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지난 3일 조 전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사임 소식을 전했다. ‘20년을 마무리하려 합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조만호 대표는 “무신사 운영의 최종 책임자로서 결자해지를 위해 책임을 지고 대표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사퇴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무신사는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강정구 프로덕트 부문장과 한문일 성장전략본부장이다. 공동 대표는 내달 1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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