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국내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은 완성 단계에 접어든 사례가 드물다. 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접종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모더나 등 4종 모두 해외 기업의 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서 국내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백신 후보물질은 총 8종이다. 이 중 1종은 미국의 이노비오가 개발해 국제백신연구소가 국내에서 연구 중이다. 나머지 7종의 후보물질은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유바이오로직스 등 5곳의 국내 기업이 각각 개발했다. 모두 1상 투약을 마쳤으며, 일부는 2상을 추진하는 단계다.
치료제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유일한 국산 제품이다.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렉키로나와 ‘렘데시비르’로 알려진 ‘베클루리주’ 2종이다. 하지만 베클루리주는 미국의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했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재창출한 제품이다.
국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은 한국엠에스디,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의 해외 기업이 개발 중인 후보물질을 포함해 총 14건이다. 이 가운데 3상 단계에 접어든 사례는 렉키로나주, 대웅제약의 ‘카모스타트’, 종근당의 ‘나파모스타트’ 등 3종이다. 다만, 나파모스타트는 지난 3월17일 조건부 승인이 좌절됐다. 당시 식약처는 종근당이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치료효과를 인정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카모스타트는 2상 투약을 마쳤으며, 이르면 3분기 중으로 조건부 승인에 도전할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해외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를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앞서 10일 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유행이 당장 끝나지 않고, 어느정도 지속하면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외 치료제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관계 부처와 (확보 방안을) 협의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의 국내 개발과 자급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의약품을 수입에 의존하지 않도록 ‘제약주권’을 확보해야 감염병을 비롯한 국내 보건의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상당부분 진척되고 있다”면서 “백신주권과 제약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산 백신고 치료제의 탄생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개발에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협회는 오는 7월 시행될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을 언급하면서 “이 법률이 신속심사, 긴급사용승인, 정부 비축 등의 법적 근거를 명기하고 있는 만큼 법 제정 취지의 신속한 성과 도출을 위해선 반드시 구체적인 재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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