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20대 대통령선거를 9개월 앞두고 ‘통합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진영·지역에 갇힌 현실을 탈피해 국민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여야 신임 당 대표는 취임 이후 이례적인 통합 행보를 보였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상대 진영의 ‘상징’을 찾아갔다. 대선 정국을 앞두고 통합 메시지를 전하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각각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기여하신 대통령님의 애국독립 정신을 기억합니다 △자주국방 공업입국, 국가발전을 위한 헌신을 기억합니다 등을 적었다. 진보진영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두 전직 대통령의 공적을 구체적으로 기리며 이례적인 통합행보를 보였다.
이 대표는 ‘호남 끌어안기’에 나섰다. 지난 11일 취임한 이 대표는 2주간 호남을 두 차례나 방문하며 호남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간 국민의힘이 고전했던 호남지역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다. 25일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범여권의 정치적 토대 ‘노무현 정신’을 공략했다.
거대 양당 대표에 이어 대권 주자들 사이에서도 ‘통합’ 정신이 주목받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통합을 자신들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대권 주자들은 “국민을 통합하는 정치가 필요하다(김동연 경제부총리)”, “지금 시대는 국민통합 리더십이 필요한 때(정세균 전 국무총리)”, “국민통합을 위한 큰 정치만 생각할 것(윤석열 전 검찰총장)”, “벤쳐폴리틱스로 국민대통합 시대를 열자(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차기 대통령의 필수 덕목 중 하나로 ‘사회통합능력’이 뽑혔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파이낸셜뉴스가 현대경제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국회와 정당·기업·연구소·금융기관 등에 소속된 전문가 113명 대상, 1~4일 실시),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로 사회통합능력이 19.8%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국가운영능력(24.4%), 미래 비전(21.2%)에 이어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에 ‘DJ 적자’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이 국민통합을 이끌 적임자로 주목받는다. 장 이사장은 야권 유력 잠룡으로 거론되는 호남 출신 인사다. 김대중 정부 당시 30대 초반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해 ‘DJ 적자’로 불리며 영호남을 아우를 국민 통합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장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국민통합’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구체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다. 국민 대통합을 위한 ‘벤처 폴리틱스(모험정치·venture politics)’다. 그는 지난해 광주상공회의소 초청강연회에서 “우리 정치는 이제 동서 화합과 남북 화해를 시대적 사명이자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장 이사장이 정치적 화해와 통합을 끌어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975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8년간 대통령 치과 주치의를 맡은 양영태 박사는 DJ 적자인 장 이사장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과 세계를 보는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적관계인 박정희계에서 장 이사장을 칭찬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양 박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양영태 박사 TV’에서 “대선 후보로서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한다”며 “보수우파의 가치를 선도하는 사람이다. 이분(장성민)이 동북아 정세 등 정략적, 군사적 안보적 측면에서 쓴 책이 있는데 아주 괜찮은 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장 이사장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러브콜을 잇따라 받으며 입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 출신 조수진 의원은 이준석 대표에게 “‘DJ계’인 장 이사장을 포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 여러 인사를 폭넓게 받아들인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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