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당내 주자들은 반기고 당 밖 인사들의 영입엔 소홀한 이 대표의 대선 체제 준비 방식에 물음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권교체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취임 후 ‘8월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외부 인사들의 입당 여부와는 관계없이 당 대선 후보 경선일정을 시작하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은 국민의힘 입당에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이다.
당 밖 잠룡들의 입질이 줄어들자 이 대표는 우선 당내 주자들의 대선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에서 홍준표 의원의 복당을 승인했다.
친정으로 돌아온 홍 의원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는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내에서는 유일하게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더300과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지난 26일 전국의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홍 의원 지지율은 6.1%였다. 전주 대비 1.8%p 가량 상승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범야권 대선후보 조사에서도 홍 의원(14.1%)은 윤 전 총장(34.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다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마냥 환호할 수만은 없는 결과다. ‘혁신’을 내건 이 대표와 ‘강경보수’ 홍 의원의 이미지가 상반돼 정권교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심지어 과거 자서전에 포함돼 논란이 됐던 ‘돼지발정제 사건’을 두고 국민의힘 적극 지지층인 20‧30대의 비호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내 다른 주자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현재 당내 주자들로는 홍 의원을 비롯해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이 거론된다. 세 후보 모두 영남 출신인 탓에 ‘도로영남당’ 프레임이 족쇄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 대표가 유승민‧하태경 후보와 ‘같은 계’라는 이유로 선거 관리의 공정성에 관한 의심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결국 ‘자강론’만 앞세우기에는 당내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가 ‘당 쇄신’을 외친 만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새 얼굴과 함께 대선 레이스를 뛰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 야권 핵심 관계자는 “외부 우량주들의 호응이 줄어든다는 것을 이 대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당 내부 대선 주자들은 국민들에게 시대착오적인 이미지다. 외부 영입에 공들이지 않고 내부 인사만 챙기다간 정권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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