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원’ 1년... 청년창업 활성화 ‘성적표’는

‘프론트원’ 1년... 청년창업 활성화 ‘성적표’는

기사승인 2021-06-30 06:00:13
프론트원 전경. 송금종 기자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서울 마포구 공덕동 ‘프론트원(FRONT1)’은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 대표 청년 창업 지원 공간이다. 

신용보증기금 옛 사옥을 리모델링한 이곳엔 1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입주해있다.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간 힘을 비축한 스타트업은 새 둥지를 찾아 떠난다. 업계는 이를 ‘졸업’이라고 부른다.

29일 기자는 졸업을 앞둔 ‘자란다’와 다시 만났다. ‘자란다’는 유아동 교육·돌봄 매칭 플랫폼 운영 업체로 지난해 7월 프론트원 식구가 됐다. 1년 전 이 회사는 주목받는 스타트업이었다. 지금은 프론트원에서 가장 많은 직원 수를 자랑한다. 성장한 회사가 보금자리를 옮기는 일만큼 가슴 벅찬 순간이 또 있을까.

김균민 자란다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스타트업에게 이보다 더 좋은 사업 환경은 없다”고 칭찬했다. 그는 “시설도 좋고 CEO나 실무자를 위한 멘토링, 세미나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며 “스타트업이 준비하기 어려운 부분을 많이 도와줘서 입주한 기업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다”고 밝혔다.

프론트원은 지난 1년 간 스타트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업계가 고전할 때 방어 역할을 했다. 자란다도 인큐베이팅을 받고 코로나 파도를 넘었다.

김 팀장은 “아이와 교사를 연결하는 사업구조라 코로나가 터졌을 때 걱정이 많았다”며 “결과로 보면 자란다가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됐지만, 프론트원에 속해 있지 않았다면 회사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자생력이 부족해도 옆에서 조금만 보조해주거나 막아주면 커나갈 기업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기관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론트원 1층 로비. 입주사 외에 시민에게도 개방된 공간이다. 카페는 물론 우편, 키즈존 등 시설이 갖춰져있다. 송금종 기자


디캠프는 프론트원에서 다양한 직·간접 투자로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있다. 

디캠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130개 기업투자를 진행했고 153억원 투자를 받았다. 2600억원 규모 후속투자도 유치했다. 성과도 뚜렷하다. 최근 3년간 투자기업 가치는 약 2300억원, 매출액은 약 700억원 증가했다. 직원수도 460명 증가했다.

창업지원펀드를 조성하거나 펀드 투자자로도 참여한다. 3월 기준 25개 펀드를 조성했다. 규모는 10조6103억원이다. 또 매월 마지막 주 데모데이를 열고 스타트업 데뷔를 지원한다. 대회 본선에 진출하면 최대 3억 원 투자를 받을 수 있다. 디캠프와 프론트원 입주 자격도 얻는다.

인프라가 단단해도 혜택 사각지대에 있는 창업 초기기업이 많은 점은 개선 과제로 꼽힌다. 창업진흥원이 업력 7년 이내 창업기업 실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70.4%가 창업 장애요인으로 ‘자금 확보 어려움’을 꼽았다.

코스타트업협회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스타트업을 지원할 때 레퍼런스를 체크하고 수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초기 창업자는 이 부분이 아무래도 약할 수밖에 없다. 여성 창업가가 특히 어려워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 간담회에서는 ‘창업 아이디어가 흐름에 맞지 않으면 지원을 못 받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창업 지원 기관이나 조직 확대가 가장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고 피력했다.
프론트원은 디캠프와 함께 다양한 직·간접 투자로 스타트업 성장을 돕고 있다. 송금종 기자


김 팀장은 “프론트원 입주 기업과 미 입주 기업 간 성장 격차가 크다”며 “울타리 안에 들어온 기업은 혜택을 많이 받고 성장 발판을 밟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다른 대안이 크게 없을 걸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캠프와 같은 사회공헌 조직이나 단체가 늘어나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지난 3년간 크게 성장한 ‘자란다’는 7~8명이던 직원 규모가 50명을 넘어 프론트원을 졸업한다.

김 팀장은 “우리 힘만으로 여기까지 오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간 받은 혜택이 많으니까 잘돼서 좋은 선례를 남겨야겠다는 책무도 느낀다”고 전했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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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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