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검증의 칼날도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를 받던 두 후보가 ‘방어전’에 집중하는 탓에 기대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이다 이재명은 어디 가고 정말 답답하게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상대 후보인 박 의원의 혹평대로 이 지사 특유의 ‘돌직구’ 화법은 사라진 모양새다. 실제로 그는 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쏟아지자 “시간이 다 가버려서 답을 못 드리겠다”라며 웃음으로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영화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에 관해 공격이 들어오자 “내가 혹시 바지를 한 번 더 내리면 되나.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라며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제대로 된 반론을 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이 지사의 모습에 상대 후보가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런 지적에 대해 (이 지사는) 답변을 안 했다. 성실하게 답변하면 되지, 제가 당황스러울 정도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의외였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 지사가 여권 대선 후보 1위를 굳히기 위해 공격보단 방어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권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도 비슷한 전략을 선택한 모양새다.
윤 전 총장은 과거 거침없는 발언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나도 내 말 하는 거다”, “밖에서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느냐”며 따져 물었다.
그러나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자 ‘사이다 언행’은 사라지고 ‘신중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직접 답변을 피하고 대변인을 통해서 말을 전하는 탓에 ‘전언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X파일’ 논란과 ‘처가 리스크’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장모의 의료법 위반 혐의에 따른 법정구속, 배우자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가는 길마다 지뢰밭인 탓에 쉽게 입을 열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이 논란에 제대로 해명하지 않고 방어전에만 주력하다가는 고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 야권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의 검증 시간이 지날수록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며 “논란에 정면 돌파하지 않고 지금처럼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면 지지층이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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