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은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기 위한 ‘빅플레이트(큰그릇)’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모 유죄로 위기에 직면한 그가 유력 인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야권 통합의 구심점이 되려는 시도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오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목표로 ‘야권 통합’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측은 이날 오찬 직후 “정권교체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했다”며 “두 사람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반응을 종합하면 윤 총장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보수와 중도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마 선언 당시 보수를 공략한 발언을 쏟아냈던 그가 이제는 중도 세력까지도 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해석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열린 정치도전 선언 기자회견에서도 보수 야권의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그는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개악과 파괴를 개혁이라고 하고 독재를 민주주의라고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판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치 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생각이 비슷하다”며 국민의힘과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역사관을 두고 설전을 벌인 것 역시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지난 1일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을 찾아 “대한민국은 친일 청산에 실패했다. 친일 세력들이 ‘미 점령군’과 합작했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온 국민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주장”이라며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는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재명 지사가 이어받았다”고 직격했다.
전문가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철수 대표와의 만남은 중도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 역시 “안철수와의 회동은 중도 정치까지 도모하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지지층을 확장하고자 하는 교합의 움직임이다.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정권교체 뜻을 함께하는 협력 관계를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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