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그간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가입할만한 예적금 상품들이 없었죠.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우후죽순으로 ‘특판’ 상품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한 조건만 만족하면 괜찮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부터, 까다롭지만 연 8%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들까지 출시됐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특판상품들은 경쟁적으로 출시된다는 점이죠. 특정 금융사가 상품을 출시하면 다른 금융사들도 질세라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을 내놓습니다. 올해의 경우 그간 도통 특판상품들이 나오지 않다가 지난 6월부터 7월 사이 시중은행들이 특판 상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는데요, 고금리 특판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규제 정상화’가 있습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85% 수준으로 완화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 완화조치는 오는 9월 말 종료될 것으로 알려졌죠. 시중은행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LCR비율을 100% 이상으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특판 상품을 통해 기존 고객을 붙잡으면서 신규 고객들도 유치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저축은행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더 적극적인데요, 특판상품에 더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는 ‘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는 1.60%에 불과했지만 6월에는 1.68%로 0.08%p 상승했죠. 여기에 7월에는 1.87%로 전월 대비 0.19%p 상승했습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완화 혜택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및 특판상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총알 확보’가 목적이죠. 현재 저축은행업권은 ‘미래 먹거리’로 ‘중금리대출’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중금리대출 시장은 경쟁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반기 토스뱅크의 등장을 비롯해 인터넷은행들의 중금리대출 시장 공략에 맞서야 하는 한편, 하나둘씩 인허가를 받고 있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의 등장도 있습니다. 특히 최근 허가를 받고 있는 온투업 금융사들은 4개 업체 모두 중금리대출에 특화된 상품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축은행들은 하반기 중금리대출 경쟁을 위해 수신 고객들을 필사적으로 확보하려는 것이죠. 이는 인터넷은행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연 1.5%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특별 판매중이고, 카카오뱅크는 오는 8월까지 ‘26주적금’에 가입한 중·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이자를 두배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금융사들이 매력적인 예적금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지만, 유난히 높은 금리의 상품들은 실적 달성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가입 전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들의 경우 ▲6회 이상 자동이체 ▲연계 카드 사용 실적 ▲특정 금융상품(보험·신용카드) 가입 등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만약 조건을 채우지 못할 경우 보통 예금상품과 별반 차이가 없는 금리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사전에 상품 설명서를 잘 읽고 난 뒤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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