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BNK금융지주를 필두로 DGB금융, JB금융지주가 올해 하반기 전략회의를 모두 마쳤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올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금융지주 3사들은 ‘비은행’과 ‘신사업’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통해 어려운 시국을 돌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방금융 3사, ‘비은행’ 확대로 활로 찾는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BNK금융지주는 2021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하고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미래생존 및 지속성장을 위해 하반기 실천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BNK금융지주는 ▲다방면의 수익성 개선 실천 ▲안정적인 조달구조 확보 ▲건전성 관리 등을 중점요소로 선정하고 세부계획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BNK금융은 은행의 IB(투자은행)부문 조직을 개편, 투자전문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키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수도권 신시장 개척을 천명했다. 특히 경영진은 향후 경영 전략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비은행’을 선정했다. 올해 1분기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급증한 기세를 몰아 하반기 순익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DGB금융지주도 ‘비은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DGB하이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편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강점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것. 현재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해 ▲캐피탈 ▲생명보험 ▲자산운용사를 가지고 있다. 이 중 주력 금융사인 대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15.6% 떨어진 상황 속 비금융 계열사들의 그룹 전체 순익은 8%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JB금융지주는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비금융 계열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전체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3%로 수치 자체는 높지만 수익원 다각화라는 질적 측면에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JB금융의 비은행 실적 순익 466억원 중 JB우리캐피탈(452억원) 순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JB금융지주는 비금융의 열위를 대출마진을 높이는데 초점을 둘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상반기 JB금융 산하 은행들은 수익성 중심의 대출성장 기조를 펼쳤다. 대출자산 성장 전략은 보수적으로 잡지만 대출마진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며 은행 순이자마진(NIM)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J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3% 증가한 1220억원으로 집계되는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마이데이터·핀테크…‘경쟁자와 맞손’
비금융 계열사 확대와 함께 지방금융지주들은 마이데이터 산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급격한 경쟁이 진행되자 신사업 진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 다만 마이데이터 전략은 은행마다 다르다.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협업구조를 만들어 직접 진출하거나,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제휴하는 방식 등이 있다.
지방은행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곳은 광주은행이다. 광주은행은 지난 4월 마이데이터 심사를 신청해 7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본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시작으로 광주은행은 올해 내로 스마트뱅킹에서 관련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BNK금융지주도 마이데이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다만 성세환 BNK금융지주 전 회장의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마이데이터 심사 허가요건인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발목을 잡아 직접 진출 방식이 아닌 ‘제휴’ 전략을 택했다. BNK금융지주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쿠콘과의 제휴를 통해 자사 뱅킹 앱 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DGB대구은행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받은 상태다. 대구은행도 광주은행처럼 본허가를 받은 뒤 자산관리 중심의 서비스와 관련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기존 정보를 활용한 건강, 자산관리 특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과 함께 지방은행들은 핀테크 업체들과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인터넷은행, 저축은행 등 경쟁자들과 맞서기 위해 핀테크 업체들과 손을 잡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과 제휴를 맺고 BNK모바일신용대출 등을 판매 중이다. DGB대구은행은 금융 플랫폼 핀다에서 IM직장인간편신용대출과 DGB쓰담쓰담간편대출을 론칭했다. 이어 토스와 카카오페이, 핀크 등과도 손을 잡았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공략하고 있다. 광주은행이 지난 1월 선보인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인 프라임플러스론은 대출비교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며 출시 넉 달여 만에 판매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북은행도 마찬가지로 토스, 카카오페이, 핀다 등과 손잡고 비대면 중금리대출 ‘JB위풍당당 중금리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금융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수도권 영업점 진출 등에 힘을 쏟았지만, 핀테크와의 제휴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확보했다”며 “특히 비대면 영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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