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폭염은 7월 하순과 8월 초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고온 건조한 티벳 고기압이 서로 세력을 확장하며 나타난다. 반면 올해는 여름 고기압들이 일찍 중국 북서쪽까지 세력을 넓히며 폭염이 예년보다 빨리 찾아왔다.
전문가들은 올해 폭염은 지난 2018년 기록적인 더위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을 당시와 유사할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당시와 비슷하게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자 증가도 우려된다.
기상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최근 10년 폭염‧열대야 분석’에 따르면 폭염일수가 31.0일로 최다를 기록했던 2018년에 온열질환자 수도 가장 많은 4526명으로 집계됐다.
폭염 속에서도 일상 생활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올 여름 철저한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 마스크 착용과 함께 중요한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온열질환 예방이다. 무더위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안면부 온도와 습도가 올라 몸 안의 열이 정상적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온열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온열질환은 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인하여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온열질환의 종류는 피로감과 무력감, 어지럼증,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는 비교적 가벼운 열탈진(일사병)부터 체온 조절 중추 신경의 이상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열사병까지 다양하다.
이와 곤련 동아오츠카 포카리스웨트 스포츠사이언스팀은 여름철 마스크 착용과 안면부 온도 변화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덴탈 마스크, KF-94 마스크, 비말 차단 마스크(KF-AD), 면 마스크의 각기 다른 4종류의 마스크를 착용하여 30도 이상의 야외에서 걷기(1㎞), 빨리 걷기(1㎞), 뛰기(500m)의 활동을 하며 안면부의 온도‧습도‧피로도를 각각 측정했다.
실험 결과, 마스크 속 안면부 피부 온도는 평균 2~3도 상승했다. 안면부의 습도 또한 야외 대기 평균 습도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높아진 체온과 습도로 참가자들의 피로도도 급상승해 10점 만점 기준 평균 8점 이상이었다.
더운 여름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증가한 안면부 온도와 습도로 피로도는 급격히 상승한다. 상승한 피로도는 체온 상승뿐만 아니라 현기증, 탈수, 오심 등의 온열질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청년층에 비해 쉽게 탈수 증상을 느끼는 아이들과 중‧장년층은 훨씬 더 온열질환에 취약하므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김호중 교수는 “여름철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 속 꾸준한 수분 섭취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갈증이 느껴지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과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 김 교수는 마스크 착용 시 내부는 높아진 습도 때문에 각종 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마스크를 자주 갈아주고, 일상에서 틈틈이 마스크를 벗어 잘 말려 착용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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