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윤석열 흔들기’가 중진의원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정치권에 떠도는 이른바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이 대표는 정면대응을 예고하며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내 ‘윤석열계’로 평가받는 중진의원들은 이 대표 공개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빔밥 속 당근으로 빗대 표현하거나 “용기를 잃었다”, “(지지율 하락이) 위험하다”고 발언하는 등 부정적인 발언을 이어가자 경고에 나선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는 후보들에 대한 평론가가 아니다”며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것은 정치평론가나 여당의 인사가 할 말이지 정권교체의 운명을 짊어질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지지도는 당 지지도와 비례하고 있다. 윤석열과 이준석은 운명공동체”라며 “대선후보들의 장점이 국민에게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을 예방하여 원팀을 만들어 대선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최대 임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는 정권심판의 희망을 살려내기 위해서 무엇을 했나”라며 “윤 전 총장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고 직격타를 날렸다.
또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율 총합은 11%에 불과하다. 11% 지지율 총합으로 무슨 흥행이 되겠다고 8월 경선 버스를 반복해 말하나”라며 “당내 주자에 대해서만 지지운동 할 수 있다는 등 쓸데없는 압박을 윤 전 총장에게 행사에선 곤란하다”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장제원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제1야당 대표의 자극적 발언은 지지율 하락을 유도하는 듯한 발언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며 “점점 이준석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것 같아 무척 우려스럽다. 이 대표는 더 이상 야권주자의 가치를 떨어뜨려 자신의 가치만 높이려는 자기 정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중진의원들의 반발에 강경하게 맞섰다. 그는 정 의원의 페이스북을 자신의 계정에 공유한 뒤 “서울시장 선거에서 모두가 배웠어야 하는 교훈은 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지 않으면 어떤 선거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공정한 경선만을 이야기하면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 흔들림 없이 가겠다”고 했다.
이날 최고위원 긴급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 대표는 “지난 (보궐) 선거 때도 보면 단순히 지지율 추이나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서 안철수 후보라는 당 외 후보에게 부화뇌동한 분들도 있었다. 그분들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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