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올림픽을 앞두고 찾아온 악재도 여자 배구 대표팀을 흔들진 못했다. 오히려 ‘팀 코리아’로 뭉쳐 올림픽 메달까지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섰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에서 터키에 세트 스코어 3-2(17-25 25-17 27-25 18-25 15-13)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배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여자 배구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게 패해 아쉽게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 국제배구연맹(FIVB)이 업데이트한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13위, 터키는 4위였다. 세계 최정상급 리그를 갖춘 터키를 상대로 한국은 믿을 수 없는 저력을 발휘했다.
‘에이스’ 김연경이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베테랑 박정아도 ‘클러치박’이라는 별명답게 적재적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수지는 센터 임에도수차례 디그(상대 공격을 수비로 받아내는 것)를 성공하며 한국 대표팀에 힘을 실었다. 5세트 벼랑 승부, 초반 리드를 내주기도 했지만 김연경의 3연속 득점을 바탕으로 추격에 성공한 대표팀은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대표팀은 8강 진출에 성공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보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축 선수인 이재영과 이다영 자매가 과거 학교폭력 사건에 연루되며 명단에서 제외됐고, GS칼텍스의 3관왕을 견인한 강소휘도 오른 발목을 수술 받아 빠졌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찾은 해답은 ‘단결’이었다. 6월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잦은 로테이션을 활용하면서 옥석을 발견해냈고,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세터 염혜선(30)과 라이트 김희진(30) 등이 그 예다. 특히 염혜선은 그간 이다영에 밀려 대표팀 주전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다영이 이탈하면서 대표팀 볼 배급 역할을 맡게 됐고, 뛰어난 활약과 빛나는 투혼으로 이다영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웠다.
‘팀 코리아’로 똘똘 뭉친 대표팀은 조별예선에서 브라질에게 패했지만 강호 케냐와 도미니카 공화국을 차례로 잡았고, 일본과의 5세트 접전 끝에도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이어 랭킹 4위라는 거함까지 침몰시키며 기적같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뭉치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여자 배구다.
대표팀의 다음 준결승 상대는 브라질 혹은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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