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 시대 천착(穿鑿)... 나홀로 반나절의 행복 여행

[기자수첩] 코로나 시대 천착(穿鑿)... 나홀로 반나절의 행복 여행

오명규 기자

기사승인 2021-08-10 19:06:12
오명규 기자.
지난 주말, 코로나 시대 천착(穿鑿)하며 나홀로 반나절의 나름 행복한 힐링 여행을 선택했다. 천착(穿鑿)의 사전적 정의는 '깊이 빠져 연구에 몰두하다'이다.

몇 달전 귀촌한 유명 소설가 한 분이 코로나 시대, 방콕하며 천착하여 첫 시집을 발간했다고 하여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다. 그 기억이 살아나며 천착이란 단어가 문득 뇌뢰를 스쳤다. 무엇에 빠져 천착(穿鑿)할까! 깊은 상념에 빠져 들었다.

“맞아, 어느 여행 작가가 말했지 ‘인생은 사랑 아니면 여행’이라고. 고독한 토요일, ‘방콕’하고 있으면 더 고독하고 쓸쓸하겠지. 그래 이 만큼 고독의 토요일, 홀로 고독하게 보냈으면 됐어. ‘창밖을 내려다 봐 뭔가 보여?’ ‘그래 너 였구나... 나그네’ ”. 자문자답해 보았다.

코로나19의 안개 상황 속에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에도 큰 용기(?)를 내 차 시동을 걸었다. 반나절의 여행을 선택했다. 차안의 에어컨 바람이 그나마 일상의 지친 마음의 안식을 안겨 주었다.

세기의 미녀 마릴린 먼로를 보러 갔다. 하늘 아래 제일 편안한 곳이 천안(天安)이란다. 천안 보다 더 편안한 한 곳이 있다. 기자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곳, 바로 공주의 정안(正安)이다.

그 곳 석송부락엔 먼로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오직 한길 먼로만 생각하며 먼로에 빠져 그림으로 그녀를 표현하고 천착(穿鑿)하며 살고 있는 서양화가 김봉주 작가, 일명 먼로 작가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김봉주 서양화가의 작품 이미지.

얼마 전 서울 인사동에서 먼로 작품 전시회를 연 김봉주 화백의 화가인생 얘기며, 정안을 제2의 창작의 고향으로 둥지를 튼 사연들 그리고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 얘기를 나눴다. 그런 가운데 소확행의 시간은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어느 덧 새참, 출출한 시간이다. 조선조 인조 임금이 웅진성으로 난을 피해 향할 때 이곳 석송 부락의 샘솟는 우물가에 당도하여 잠시 물을 마셨다는 기록의 역사적 현장 ‘석송 동천’길을 따라 달렸다.

옛 삼남길로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로이기도 하다. 필시, 성웅 이순신도 백의종군하며 고통의 시간들을 ‘오직 충정하나로’ 인내하고 견디며 오갔을 것이다.

오일장의 추억이 서린 공주의 전통 맛집 '모란반점' 모습.

이어 도착한 곳은 옛 장옥이 있어 오일장이 섰던 추억 속의 그곳, 상룡리의 모란반점이다. 전통짜장과 짬뽕이 일품이란다. 전통짬뽕을 선택했다. 뒤 이은 다른 손님들도 다들 짬뽕을 주문한다. 역시 전국 5대 짬뽕집이 있는 충남 공주의 명물 전통 맛집답다.

돌아오는 길, 길가엔 인근 지역의 특산 조치원 복숭아 판매가 한창이다. 코로나 일상 속에 지친 미술전공인 딸아이 가족에게 보낼 택배 한 상자를 주문했다. 역시 여름엔 제철 과일 복숭아가 제격이다. 반나절을 천착(穿鑿)하며 나름 행복한 시간이었다.

mkyu1027@kukinews.com
오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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