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에 상습 시비?”... ‘30대 폭행 고교생’ 진실공방

“취객에 상습 시비?”... ‘30대 폭행 고교생’ 진실공방

기사승인 2021-08-09 14:11:27
쿠키뉴스DB.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고등학생 6명이 시비 끝에 30대 가장을 숨지게 했다는 사건이 논란이다. 가해자 친구라고 밝힌 이가 “피해자가 먼저 폭행했다”고 반박하며 진실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다. 

8일 경기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0시45분 의정부 민락2지구 광장 근처에서 4~5명이 싸운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은 119 구급차 출동을 요청,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튿날인 5일 낮 12시쯤 A씨는 끝내 숨졌다. 약식 부검 결과 A씨 얼굴과 목덜미 여러 곳에서 멍이 발견됐고 사인은 뇌출혈로 알려졌다.

A씨 친구라고 밝힌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지난 7일 글을 올려 “어린 딸과 아들이 있는 가장인 친구가 고등학생 무리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면서 “경찰의 안일한 태도와 SNS를 통한 가해자들의 협박이 가족과 지인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했음에도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거짓 진술을 하며 다른 친구들에게는 ‘이번에는 식물인간이 되었다’면서 무용담처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했다. 또 가해자들은 상습적으로 술에 취한 성인에 시비를 거는 행동을 일삼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찰 대응이 미흡했다고도 지적했다. B씨는 “사건 당일에는 경찰이 피해자의 거짓 진술을 믿고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조사를 제대로 실시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B씨는 끝으로 “고등학생 무리 6명이 살인을 저질러 한 가정이 파탄났다. 미성년자에 대한 법 체계도 문제지만 경찰의 안일한 대응으로 가해자들의 상습적 행동이 묵인되었는지 모르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앞으로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면서 “강력한 처벌과 신상 공개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청원글 내용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고등학생들 말만 믿고 보냈다고 한다’는 청원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지구대 경찰관들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현장에서 폭행에 가담한 2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지구대로 인치했다”며 “이 중 1명은 교통사고로 당시 입원 치료 중인 상황으로, 해당 병원장의 요청으로 지구대에서 일단 병원으로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또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고등학생 6명이라는 숫자도 근거가 없다. 처음에는 2대1로 시비가 붙었고 광장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지 6명이 집단폭행했다는 근거는 없다”면서 “가해 학생들이 상습적으로 광장에서 시비를 걸어왔다는 청원인 주장도 일방적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학생 3명에 대해 조사를 마쳤다. 전날에는 피해자 가족에게 그동한 수사했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면서 “이번주 중으로 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원글은 관리자 검토를 위해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날 가해 학생들의 친구라고 밝힌 한 10대 여성은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A씨가 술 취한상태로 우산을 들고 와서 내 친구들 오토바이를 보고 멋있다고 했다. 친구들은 ‘네’라고 그냥 대답했는데 그분이 먼저 혼잣말로 욕하고 폭행해서 내 친구가 폭행했다”며 “솔직히 내 친구가 더 맞았다.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다 말렸다”는 주장을 펼쳤다. 해당 글에 대해 경찰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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