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의 힘, FC 월드 클라쓰 [‘골때녀’ 최애 월드컵⑥]

공격의 힘, FC 월드 클라쓰 [‘골때녀’ 최애 월드컵⑥]

기사승인 2021-08-18 13:03:34
[편집자 주] 박선영을 응원하자니 한혜진이 눈에 밟히고, 한혜진을 응원하자니 옐로디가 걸린다. SBS 여자 축구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 얘기다. 마음 같아서는 여섯 팀 모두를 응원하고 싶지만, 하늘 아래 우승팀은 한 팀 뿐. 누군가는 패배의 쓴맛을 봐야 한다. 당신, 아직도 어느 팀을 응원할지 몰라 망설인다면 아래 기사와 함께 ‘최애’를 골라 보시라. 이름하여 [‘골때녀’ 최애 월드컵].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스포츠를 보며 기대하는 건 응원하는 팀의 승리다. 이기기 위해 필요한 건 공격이다. 좋은 수비도 중요하지만, 거침없는 공격만큼 속 시원한 장면도 없다.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의 FC 월드 클라쓰(이하 월드 클라쓰)는 가장 통쾌한 공격 장면을 만들 줄 아는 팀이다.

월드 클라쓰는 외국 국적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영국 출신의 주장 에바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구잘, 파라과이 출신 아비가일, 프랑스 출신 엘로디, 일본 출신 사오리, 미국 출신 마리아로 구성됐다. 베일에 싸인 이들은 첫 경기부터 공격력을 빛내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게다가 그라운드에선 맹수 같은 눈빛을 보이다가도, 경기 후 라커룸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 반전 매력까지 갖췄다. 

차진 팀워크로 적진을 휘젓는 월드 클라쓰의 공격력은 감탄만 나온다. 모든 선수가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모습은 카타르시스 그 자체다. 에바와 아비가일의 든든한 서포트를 발판삼아 사오리와 구잘의 날카로운 킥이 이어지고, 마리아의 철벽 수비에 더해 ‘철옹성 수문장’ 엘로디의 선방이 어우러진다. 탄탄한 공격과 촘촘한 수비가 일품이다. 언어와 국적을 넘어 스포츠로 모두 하나가 되는 월드 클라쓰를 보고 있으면 어쩐지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를 열창하고 싶어진다. 다소 낯설던 첫인상을 넘어 시청자까지 스며들게 만든 월드 클라쓰. 이제 이들에게 남은 건 우승뿐이다.
개막식 첫 골로 이어진 사오리의 인스텝 킥.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캡처.
‘입덕’을 부르는 순간

FC 개벤져스와 접전 끝에 본선 진출이 확정된 순간. 거친 몸싸움도 불사하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선수들의 열정이 그 어느 때보다 빛났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서로를 부둥켜안고 기뻐하던 선수들의 모습은 가슴 한쪽을 울렸다. 경기를 마치고 “감독님 덕분에 이겼다”고 하는 엘로디와, “월드컵 나가서 이길 때보다 기분 좋다”고 말하는 최진철 감독의 모습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감독과 선수가 함께 성장하는 서사를 가진 월드 클라쓰를 어찌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과몰입 1등 감독

‘골때녀’에 출연하는 선수와 감독 모두가 진심이지만, 특히나 진심이 느껴지는 건 월드 클라쓰 감독 최진철이다. 설 특집 파일럿 방송에서 FC 구척장신을 진두지휘했지만, 팀이 꼴찌를 기록하며 경질됐기 때문. 비운의 감독으로 통했으나 월드 클라쓰 감독을 맡고 그는 달라졌다. 여자 축구 감독으로 부임한 지 5개월 만에 첫 승을 거두며 토너먼트 진출을 성공시킨 것. 선수 선발부터 육성까지 진심 100%로 임한 그의 과몰입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응원한다.

주목할 선수

‘공격 함대’ 월드 클라쓰 선봉엔 공격수 사오리가 있다. 작은 키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민첩함과 공에 대한 집중력, 몸싸움에도 끄떡없는 패기가 눈에 띈다. 선수 시절 ‘투혼의 아이콘’으로 통하던 최진철 감독이 특히나 세심히 육성하는 선수. 훈련 중 사오리의 능숙한 발재간을 보자마자 “임팩트가 다르다”며 감탄했을 정도다. ‘골때녀’ 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손꼽힐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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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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