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서로 약점 들추다 본선 경쟁력 ‘흔들’

이재명‧이낙연, 서로 약점 들추다 본선 경쟁력 ‘흔들’

“이재명, 형수 욕설” vs “이낙연, 노무현 탄핵 가담”
“본선경쟁력 위해 네거티브 중단” 선언에도 ‘비방전’ 여전

기사승인 2021-08-15 06:00:03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사진=이희정 디자이너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이 과열되며 후보들 관련 논란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비방전’을 계속하면서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두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도 물음표가 제기됐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5명에게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을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는 27.9%, 이낙연 후보는 23.1%로 나타났다. 지지율 차이는 4.8%p로 오차범위 안이다.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턱밑까지 맹추격하자 두 후보의 충돌은 더욱 거칠어지는 모양새다.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인성 논란’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성남시장 시절 구설을 끄집어냈다. 이낙연 후보는 11일 KBS 주관 ‘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제3차 토론회’에서 “이 지사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우려가 있다는 걸 본인도 알 거다”며 “철거민과 몸싸움을 해 고소‧고발을 하고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도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 논란을 정조준하며 ‘경선불복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낙연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민주당 의원은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의 32% 정도가 이 지사로 정해지면 지지하지 못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 대해 욕설한 녹음을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후보의 ‘영화배우 김부선 씨 스캔들’까지 선거판에 소환했다. 이낙연 캠프의 정무실장인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전과가 2회 이상’이라는 김 씨의 발언을 언급했다. 윤 의원은 4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가 첫 번째 음주운전치고는 상당히 센 징계인 150만원 벌금을 받아서 누범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여배우가 그런 얘기를 또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웠던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이낙연 후보가 함께 촬영한 사진을 꺼내며 반격에 나섰다.

이재명 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이낙연 후보는 최 전 총장과 어떤 사이인지 밝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친문 강성 지지층을 끌어안으려는 이낙연 후보를 겨눈 것이다.

‘민주당 적통’임을 내세우는 이낙연 후보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기도 했다. 친노‧친문의 역린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후보를 향해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찬반 여부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낙연 후보가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참여는 했지만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해명했지만 진위를 입증할 물증은 없어 논란이 진화되지 않는 모양새다.

이낙연 후보의 국무총리‧당대표 시절 ‘무능론’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재명 후보는 4일 이낙연 후보를 향해 “180석의 압도적 의석의 집권 여당 대표를 하며 엄청난 권한을 갖고 있었다. 그땐 뭐하고 굳이 대통령이 돼서 하겠다는 건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이 이낙연 후보에게도 있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투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것이다. 이낙연 후보가 책임총리를 맡았던 당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도입해서 집값이 폭등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며 “무능하거나 무책임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두 후보의 ‘비방전’에 서로의 약점이 부각되고 있다. 결국 후보의 입에서 ‘네거티브 중단’이 선언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가 먼저 8일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낙연 후보도 이날 “이제 본선 경쟁력을 위해 정책과 자질 검증에 집중하자”며 즉각 호응했다. 다만 두 사람의 ‘휴전 협정’은 지난 11일 진행된 토론회에서 신경전을 벌이며 사실상 깨진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네거티브전이 계속될 경우 본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박빙으로 예상되는 본선에서 야당에서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는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본선 진출 전 의혹을 먼저 해명해 털고 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13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서로 논란을 빚으면서 국민들이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긴 하다”며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관한 유효타를 치려면 지금까지 나온 의혹 이외에 핵심적인 스모킹건을 공개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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