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폭탄 언제까지

외국인 매도폭탄 언제까지

기사승인 2021-08-19 06:42:01
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국내증시에서 ‘팔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지수가 좀처럼 맥을 못 추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불안감이 외국인 순매도의 주 원인으로 작용한 상황.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돌아올 시기는 내달 말에서 오는 10월 초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84p(0.50%) 오른 3158.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저가 매수에 나선 기관 중심으로 힘을 얻어 상승 마감했다. 전날까지 하락세가 이어오다 9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외국인은 이날도 2606억원을 순매도하며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국내증시에서 지난 9일 이후 계속 국내주식을 던지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총 매도액만 7조8925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이달 둘째주부터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국내증시 상승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외국인 매도세의 주요 배경으로는 크게 두가지가 꼽힌다. 반도체 업황 악화와 조기 테이퍼링 우려다. 그동안 회자됐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투자시장의 예상보다 일찍 종료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특히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반도체 업황 둔화 보고서를 내놨고,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PC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재고로인해 D램 가격이 4분기 최대 5%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까지는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된 상태다. 그러나 문제는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외국인 매도가 국내증시 전체로 확대되는 것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이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대 중반인 만큼, 이들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하는 것은 사실상 한국증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다만 “현 시점에서는 확대해석이기는 하다. 반도체 업종을 순매도하기는 했지만 이익 성장 기대감이 유효한 업종인 2차 전지 등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국내증시가 여타 경쟁국 증시에 비해 이익 전망이 견조하게 우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도 있다”고 부연했다.

테이퍼링에 대한 경계감도 높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오는 11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작성한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에 따르면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국 양호한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연준의 테이퍼링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있다. 오는 26일에서 28일 열릴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 변화와 테이퍼링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진정되고, 자산매입 축소 관련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 이후에나 순매수 전환할 것이라는 평가다.

KB증권 하인환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 지분율 저점이 31%고 현재 31.56%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 추가 매도가 나온다면 5조~6조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테이퍼링 이슈가 본격화될 때까지는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순매수 전환할 가능성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전환 예상 시점을 오는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내다봤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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