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저는 애플 아이폰 유저입니다. ‘앱등이’ 7년차인데요. 지금 쓰는 기종도 ‘11프로’입니다. ‘인덕션’이라고 놀리는 그 폰 맞습니다. 아이폰을 왜 쓰느냐. 대개 그렇듯 예뻐서입니다. 카메라를 빼곤 전작과의 큰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덩치만 커진 애를 왜 데리고 있냐며 핀잔도 듣곤 합니다. 근래 나온 제품들을 보면 솔직히 실망스럽긴 합니다. 이쯤 되면 ‘의리’ 때문에 쓰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제게 삼성전자 갤럭시 단말기 체험 기회가 생겼습니다. 갤럭시는 참고로 Z·S·노트·A·M 등 기종이 다양한데요. 소개할 제품은 최신작인 ‘Z폴드3’ 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언팩’ 행사에서 3세대 폴드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써보니 역작이긴 합니다. Z폴드3는 저 같은 이방인에게 관대합니다. 모바일에서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가장 견고한 폴더블폰
처음 ‘폴드’가 나왔을 땐 기대 반, 의심 반 이었습니다. 무겁지 않나, 손에 잡히긴 할까. 떨어뜨리면 손상은 두말할 것도 없고, 디스플레이와 힌지(접히는 부분)도 걱정거리였습니다. 폴드3는 이런 걱정을 덜게 합니다. 이전 소재보다 10% 단단한 ‘아머 알루미늄’을 입은 ‘가장 견고한 폴더블’이라고 삼성은 자신합니다. 폴더블폰 최초로 방수기능도 지원합니다. 수심 1.5m 담수에서 최대 30분간 견딜 수 있다고 하는데요. 떨어뜨려보진 못하고 물을 적셔 봤는데 다행히 쓰는 덴 지장이 없습니다. 외신도 달라진 내구성에 주목했습니다.
“고가의 폴더블폰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소재와 내부 디자인에 많은 변화를 줬다” (美 IT전문매체 더 버지)
외관은 전작인 ‘폴드2’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카메라만 약간 다른데요. 직사각형 안에 렌즈 3개를 넣었던 폴드2와 달리 폴드3는 둥글고 긴 테두리 안에 렌즈를 넣었습니다. 렌즈 개수는 3개로 동일합니다. ‘카툭튀’라 바닥에 놓으면 흔들거리지만 케이스를 씌운다면 보완할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무게는 줄었습니다. 271g으로 1세대(276g), 2세대(282g) 대비 약간 더 가볍습니다. 그래도 바(Bar) 형태 폰에 익숙한 제겐 무겁긴 합니다. 아이폰을 쓰다가 폴드2로 갈아탄 지인도 “무거워서 그립은 필수”라고 합니다. 두께도 줄어서 손에 쥘 때 편합니다. 힌지도 얇아졌습니다. 폰을 접었을 때 접힌 디스플레이 사이 갭이 줄었고 펼쳤을 땐 힌지 부분과 제품 테두리 부분 차이가 없어졌습니다. 힌지에 먼지가 낄 염려는 덜해 보입니다. 펼칠 땐 뻑뻑하고 손이 미끄러져서 떨어뜨릴까봐 조마조마합니다.
탁 트인 디스플레이…폴더플 최초 S펜
가장 큰 장점인 태블릿과 견줄 만큼 시원한 화면이 압권입니다. 몰입감도 좋은데요. 카메라가 가려져 있어 방해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카메라 홀 상단에 디스플레이 픽셀을 최소로 배치해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카메라 홀 위에 콘텐츠를 표시해줍니다. 화면이 꺼져 있거나 켜진 상태에서 흰색 바탕 콘텐츠를 실행하면 카메라 홀이 약간 비칩니다.
업무와 학습용도로 쓰기 좋습니다. 주요 기능이 최대 3개 앱을 한 번에 실행할 수 있는 ‘멀티 액티브 윈도우’입니다. 3세대 폴드는 이 기능을 업그레이드 했는데요. 동시에 즐겨 사용하는 앱을 실행할 때 사용자가 선호하는 화면 분할 레이아웃을 선택할 수 있고 분할된 화면 상단 핸들러를 사용해 더욱 빠르고 쉽게 창을 전환할 수 있습니다. 즐겨 찾는 앱 목록을 화면 오른쪽에 고정해두고 빠르게 원하는 앱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폴드3는 또 폴더플폰 최초로 S펜이 지원됩니다. 영상 통화를 하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S펜으로 메모를 할 수 있습니다. 취재 중 필기가 필요할 때 유용해 보입니다. 펜은 ‘S펜 폴드에디션’과 ‘S펜 프로’ 두 가지인데요. 직접 써보진 못했습니다만 구매한다면 블루투스 지원과 원격제어 기능을 가진 ‘S펜 프로’로 할 예정입니다.
작가도 모델도 찍기 편한 카메라
카메라도 신기한 기능이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듀얼 프리뷰인데요. 사진을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이 동시에 프리뷰를 보면서 촬영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메인 디스플레이를 보며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사진을 찍히는 인물은 커버 디스플레이를 보면서 표정과 자세, 위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필터나 뷰티AR(증강현실) 효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셀카’를 찍을 때 피사체 움직임을 인식해서 알아서 셔터를 눌러줍니다.
줌도 최대 10배까지 지원합니다. 이밖에 기기를 움직이지 않고도 프레임 내에서 피사체를 인식해 촬영 인물을 화면 중앙에 오도록 자동으로 맞춰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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