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운영도 못하면서 대통령을?”… 커지는 윤석열 ‘자질 부족론’

“캠프 운영도 못하면서 대통령을?”… 커지는 윤석열 ‘자질 부족론’

尹, 당-캠프 갈등에 ‘회피’만… 대선주자들 “측근 정치 줄여라” 맹비난

기사승인 2021-08-24 06:00:04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6월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지지자들에게 응원을 받으며 기념관을 나서고 있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정권교체 기대주’라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의 평가가 흔들리고 있다. 윤 후보가 연일 당내 갈등의 중심에 서면서다. 특히 논란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모습을 보이며 “캠프 하나도 못 이끌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끄는가”라는 자질 부족 문제까지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최근 이준석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으로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기습입당’으로 촉발된 당 대표 패싱 논란부터 당내 행사 불참, 경선토론회 참여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의 ‘토론회’를 놓고선 양측간의 대립이 최고조를 찍었다. 이 대표는 경준위의 토론회 진행을 두둔했고 윤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준석 탄핵’ 발언이 윤 후보 측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 경준위가 비전발표회 개최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갈등이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비대위 추대설’이 돌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윤 후보 캠프에서 이준석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고 당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윤 후보 캠프는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허위보도, 가짜뉴스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윤 후보 캠프가 급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더욱 커졌다. 캠프 내에서 이 대표를 공개 저격한 발언이 나오면서다. 

민영삼 윤 후보 캠프 국민통합특보는 22일 SNS에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든지 대표직을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 수행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썼다. 이후 논란이 퍼지자 글을 삭제한 뒤 사의를 표명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비대위 추진설이 나온 직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대선 경선 버스를 8월 말에 출발시키려고 기다렸더니 사람들이 운전대를 뽑아가고, 페인트로 낙서하고, 의자 부수는 상황”이라며 “버스에 앉았더니 운전대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윤 후보가 지나친 ‘대표 흔들기’에 나섰다고 맹폭했다. 특히 캠프 인사들에게 책임을 돌리며 뒤에 숨어있는 모습이 대통령 후보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최재형 예비후보 캠프 천하람 언론특보는 23일 논평을 내고 “윤 후보 캠프가 당을 흔들고 당 대표를 흔드는 것을 모두가 보고 있는데 누구를 속이려 드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윤 후보는 정치 신인인데 왜 구태정치를 답습하려고 하는가. 측근 정치, 전언 정치를 줄이고 본인의 캠프부터 다잡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같은 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최근 우리 당의 내홍을 보며 이러다가 정권교체에 실패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갈등 중심에 윤 후보가 있다. 캠프 핵심 인사들, 윤 후보와 가까운 인사들은 도대체 왜 이런 도발을 하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정권교체의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지금 분명히 해둬야겠다. 캠프 인사들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윤 후보는 본인이 직접 사과하셔야 한다”며 “캠프 인사가 계속 당 대표를 흔드는데 이런 일이 후보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캠프 하나도 제대로 이끌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려 한다는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대권 주자인 윤 후보와 캠프의 주도권이 역전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한 야권 관계자는 “다른 대선주자 캠프는 후보들이 주도하는 것과 달리 윤 후보 캠프는 캠프 관계자들이 주도하는 모양새”라며 “만약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논공행상(공적의 크고 작음 따위를 논의하여 그에 알맞은 상을 줌)을 둘러싼 잡음으로 국정 운영 초반부터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