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과학기술은 발전하는데 정치는 여전히 과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정치에 실종된 과학을 찾으러 왔습니다.”
소문난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가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다. ‘최초의’, ‘유일한’이라는 수식어는 그를 항상 따라다닌다. 조 의원은 국내 지구관측 위성정보 분야에서 국내 1호 박사학위를 받은 최초의 과학자이자, 여야 의원을 통틀어 유일한 과학기술인으로서 국회 곳곳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21대 국회가 출범한 지 1년 2개월, 조 의원은 중진 같은 ‘무게감 있는 초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수한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국정감사 우수의원 5관왕, 의정활동 대상 3관왕 총 8관왕을 수상하며 다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실적 쌓기 중심의 법안 발의가 아닌 정책 변화를 끌어내는 입법 활동으로 정치권의 호평을 받았다.
경북대 교수로서 인재 양성에 힘쓰고 벤처기업 운영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었던 조 의원이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유는 짧지만 강렬했다. ‘정치에 과학이 없어서’였다. 국회에서 만난 조 의원은 정치권의 ‘과학 실종’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 의원은 “과학은 원인과 결과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는 진리”라며 “그런데 국회에 들어와 보니 우리 정치 현실은 명백한 과학의 실종”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도 과학기술을 따라가지 못해서다.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과학의 진보에도 불구하고 정치만은 3~4000년 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며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 비과학적 의사결정이 뒤섞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 의원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4차 대유행 사태 속에서 방역에 과학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집중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현 정부의 방역 정책을 ‘F 학점’이라고 평가했다. 과학적 접근 의지도, 데이터 분석도 실종된 채 자영업자 등 국민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조 의원은 “점심 모임은 4명까지, 저녁 모임은 2명까지 가능하다는데 근거가 뭔지 모르겠다. ‘단체기합식’ 거리 두기 4단계는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그야말로 사(死)단계다. 올해 1분기에만 작년 4분기 대비 상가 점포 18만 2255개가 감소했다. 매일 약 2000개의 점포가 폐업했다는 이야기”라며 “자영업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전제로 하는 방역이 아닌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스마트방역법’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스마트방역법은 인구밀집도, 감염병 발생 이력,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예방·방역체계 구축 방안을 마련하는 게 골자다.
조 의원은 “같은 수도권 지역이라고 해도 대형시설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있는가 하면 한적한 산간지역도 있지 않겠는가”라며 “주민 생활과 현장 위주로 세분된 방역관리가 필요하다. 과학적 기반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축적해 방역의 상세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정치에 과학기술을 더하는 조 의원의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그는 무엇보다 현장에 초점을 맞춘 밀착행보로 정치권 밖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과학자이자 교육자, 위성·공간정보 연구·활용 등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해온 전문가로서 현장에 발을 붙인 의정활동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조 의원은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강원도, 대구, 충청도에서 기업과 지자체, 그리고 대학이 함께하는 현장간담회를 개최했고 다른 지역도 찾아갈 계획”이라며 “현장에 나온 의견을 취합해 지역중소기업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법안과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회와 정치권에서 실종된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련 입법 활동을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