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서울 서초구, 동작구 등 서울 곳곳에서 시세의 반값에 불과한 전세 아파트가 등장했다. 서초구의 경우 시세 20억원 전셋집이 10억원에 동작구는 10억원 전셋집이 4억원대에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입주자 모집에 들어갔다.
장기전세주택은 오 시장이 지난 2007년 시프트(Shift)란 이름으로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이다. 무주택자가 주변시세의 80퍼센트 이하의 전세보증금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을 말한다.
28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제40차 장기전세주택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84㎡형의 전세보증금은 10억100만원으로 나왔다. 동일 단지 내 84㎡형의 현재 시세가 20~22억원인 만큼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동작구 보라매자이 84㎡형의 전세보증금도 4억4395만원으로 같은 단지 내 동일형의 시세 1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여기에 양천구 목동센트럴푸르지도(84㎡), 강남구 래미안그레이튼(59㎡), 금천구 금천롯데캐슬 골드파크1차(59㎡) 등 다영한 지역에서 시세의 절반 수준에 전세주택이 공급된다.
시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라는 반응이다.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그 가격으로 이 동네에서 84㎡형 아파트를 구하기는 어렵다”며 “한 6~7년 전에나 가능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장기전세주택의 보증금이 시세의 절반까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SH가 특별 할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SH관계자는 “집값 상승과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서민의 주거안정 차원에서 이번에 공급하는 모든 주택에 동일한 비율의 할인율을 적용했다”며 “기존 장기전세주택 보다 보증금이 저렴하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같은 장기전세주택을 2026년까지 총 7만호 더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 도입된 이후 지난해까지 총 3만3000호 공급됐다. 누적 공급물량의 2배까지 확대 공급하겠다는 것.
다만 향후 공급될 장기전세주택도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공급에 적용된 특별 할인이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SH관계자는 “특별할인의 지속 여부는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임대업무조정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시는 앞으로 민간 재개발·재건축과 역세권 고밀개발 사업지 등에서 기부채납으로 확보한 임대주택을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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