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증권사 ‘이때다’ 대출 이자 인상 추진

기준금리 인상...증권사 ‘이때다’ 대출 이자 인상 추진

평소 높은 금리 적용...인상 명분 크지 않아

기사승인 2021-08-31 06:15:02
여의도 증권가. 사진= 곽경근 대기자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증권가에서도 대출 금리 인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평소 증권사들이 과하게 높은 금리를 적용해왔기에 인상 명분은 크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일부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신용융자 금리는 시중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책정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이라 결정난 것은 없다”면서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금리 인상 추세에 따라서 어느정도 조정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대출 이자 인상은 명분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시중은행의 2배를 훌쩍 넘는 높은 수준의 대출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별 신용융자 적용 금리는 1일~7일까지는 최소 3.9%~최대 7.5% 사이다. 60일 이상 구간으로 넘어가면 기본 5.2%에서 최고 9.2%까지 오른다.

업계에서는 저금리 시기에도 대출 이자를 크게 내리지 않았던 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시장 전문가는 “증권사들은 제로금리 시기에도 높은 이자율을 받았다. 기준금리 인상 추세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대출 이자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높은 이자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올리는 거라고 봐야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도 “증권사들은 고금리 정책을 써도 투자자들이 여기서 안 빠져나가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단기 자금이니 얼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둔감하게 반응해서다. 그래서 증권사들이 고금리 정책을 쓰며 최대한 이윤추구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금융위원회가 금리 산정 기준을 공개하도록 했어도 기준만 공개되었을 뿐, 높은 금리 수준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금리 대출 덕에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자수익 호황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증시 활황 속에 공격적인 빚투(빚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급증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8개 국내 증권사가 지난 상반기 개인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총 852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640억원의 2.3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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