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청년과 거리두기 중?… 멀어지는 ‘석열이 형’

尹, 청년과 거리두기 중?… 멀어지는 ‘석열이 형’

2030 맞춤 행보로 구애 나섰지만… 잇단 실언으로 ‘몰매’

기사승인 2021-09-25 06:00:03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청년 구애’에 제동이 걸렸다. “석열이 형이라고 불러”, “민지(MZ)야 부탁해” 등 2030세대 맞춤 행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윤 후보의 ‘입’이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실정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청년토크쇼 '청년, 희망을 해킹하라!'에 참석했다.   윤 후보 캠프 제공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요즘엔 의미 없죠”

윤 후보의 부적절한 노동관은 꾸준한 질타 대상이 되고 있다. ‘주 120시간 노동’ 발언에 이어 최근엔 ‘비정규직’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윤 후보는 지난 13일 안동대학교 학생과의 간담회에서 “사실 임금에 큰 차이가 없으면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큰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특히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장하는 취지였으나 구직난을 겪는 청년들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정치권에선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고용 안정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발언”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재명 캠프 대변인) “권위주의적 노동관에 빠진 채 뱉은 망언” 등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윤 후보의 발언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것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 비율은 19.1%(85만9000명)로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취업준비를 택한 청년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취업시험 준비 분야는 △일반직공무원 32.4% △일반기업체(22.2%) △기능 분야 및 기타(18.9%) 순이었다. 취업준비생 3명 중 1명은 공무원 준비를 하는 셈이다. “요즘 청년들은 한 직장에 평생 근무할 생각이 없다”라는 윤 후보의 발언과는 상반된 결과다. 

쿠키뉴스가 만난 취업준비생 A 씨는 “대선후보 맞나”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A 씨는 올해 초 단기계약직 근무가 만료돼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신입사원 공채를 지원 중이다. A 씨는 “계약직으로 근무하다 보니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가 하나도 해당되지 않더라”라며 “정규직으로 취직하려고 이 악물고 노력 중이다. 비정규직을 또 하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근무가 차선책일 뿐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현재 계약직으로 근무 중인 B 씨는 “정규직 입사가 어려워 일단 계약직으로라도 경력을 쌓기 위해 현재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누가 비정규직 근무를 바라겠는가. 당장 내년에 계약이 종료된다. 안 그래도 어려운 취업 시장에 내 자리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2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의 청약통장 질문에 “집이 없어서 만들어보진 못했다”고 답해 논란이 일었다.   유튜브 '유승민 TV'

“집이 없어서 청약통장을 만들지 못했다”

‘비정규직’ 발언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윤 후보는 ‘청약통장’ 발언으로 또 설화에 휩싸였다. 

윤 후보는 2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토론회에서 유승민 후보가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본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집이 없어서 만들어보진 못했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없으면 만들어야죠. 오히려”라고 했고, 윤 후보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주택청약통장은 주로 무주택자들이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가입하는 금융상품이다. 윤 후보가 “집이 없어서 만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한 답변은 상식과 어긋난다. ‘군 복무자 주택청약 5점 가점’이라는 공약을 내세운 윤 후보가 청약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는 의혹을 낳았다. 

논란이 커지자 윤 후보 캠프는 뒤늦게 해명을 내놨다. 캠프는 “30대 중반에 직업을 가졌고 부모님 댁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던 데다 결혼도 50세가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택청약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직업상 여러 지역으로 빈번히 이사를 해야 했던 것도 (주택청약을) 신경 쓰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수습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관련 기사 하단에는 “모르면 공약으로 걸지 말았어야지”, “청약통장하고 결혼이 무슨 상관인가”,“아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대통령 후보인가”, “서민의 삶을 들여다보려는 노력도 안 했다”, “반복된 실언은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없다는 것” 등 비판이 쏟아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온라인 캠페인 ‘민지(MZ)야 부탁해’.   유튜브 '김병민 TV'

“석열이 형이라고 불러라. 나는 지금 백수”

윤 후보는 다양한 방면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윤 후보는 지난 19일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자신의 집을 최초로 공개했다. 호칭을 어려워하는 멤버들을 향해선 “석열이 형이라고 불러라. 나는 지금 백수”라며 “검찰총장 그만둔지 한참 됐다”고 말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또 김치찌개와 불고기, 달걀말이 등을 직접 만들어 대접하고 배우 주현의 성대모사까지 하는 등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논란이 된 ‘쩍벌’, ‘도리도리’에 대해선 “안 하려고 애쓰는 중”이라며 “(도리도리 영상을 봤는데) 내가 봐도 심하다 싶었다.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 캠페인 ‘민지(MZ)야 부탁해’라는 청년세대 문제 해결을 위해 윤 후보 캠프가 시작한 온라인 캠페인이다. 2030세대가 겪는 문제점을 공유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노력만큼 청년의 표가 윤 후보를 향하고 있지 않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윤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20대 지지율을 비교했을 때, 홍 후보가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매일경제·mbn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 21~22일간 전국 유권자 1071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18~29세의 지지율은 윤 후보 14.9%, 홍준표 후보 50.3%였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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