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에 있어서도 부동산 부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 증여도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증여의 이유로는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과 집값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여 늘고 있다
7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가 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연립(빌라), 단독·다가구의 증여를 분석한 결과, 올해 초부터 8월 말까지 전국 증여 건수는 4만1041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매매·판결·교환·증여·분양권 전매 등을 포함한 전체 거래(31만2392건)의 13.1% 수준이다.
부동산원이 빌라와 단독·다가구 매매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3년만 해도 전체 주택 거래에서 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그쳤다. 또한 주택 시장이 지금보다 부진했던 2015년에는 7.9%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2018년 비아파트 증여 비중은 11.7%로 커졌고, 2019년(13.2%)과 2020년(13.6%)에 이어 올해도 13%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서울 비아파트 증여가 활발하다. 서울 비아파트 증여 비중은 전체 거래의 11.2%로 집계됐다. 서울 비아파트 증여 비중은 2013년 6.1%에서 2015년 4.7%까지 내렸다가 2016년 5.6%로 반등했다. 2018년(9.1%), 2019년(10.0%), 2020년(10.9%)에 이어 올해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파느니 물려주는 게 절세에 도움”
이같은 증여는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더는 데 보유나 매매보다 증여가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2018년 4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양도세를 중과하기로 했다. 2018년 9·13 부동산 대책에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와 3주택자 종부세를 강화하고, 조정대상지역 신규 취득 임대주택에 양도세를 중과하는 정책도 발표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재개발 사업 활성화로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증여가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빌라 가격은 아파트를 따라 오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빌라 중위 매매가는 20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서울 빌라의 평당 중위 매매가는 지난해 7월 1878만원이었다. 지난 6월만 해도 1986만원이었다. 2000만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4년 전 서울 아파트의 평당 중위 매매가격보다 높다. 2017년 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3.3㎡당 2007만원이었다. 이제는 빌라의 가격이 4년 전 아파트의 수준을 넘어선 셈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다가구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A씨는 “지금 가지고 있는 다가구주택에 제 자식 가족이 살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팔거나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아무래도 자식한테 물려주는 게 절세나 재테크 차원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방 관계자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고강도 세금 인상 대책과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아파트뿐 아니라 다세대·연립, 단독·다가구 증여 비중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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