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1·2위를 다투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강하게 충돌했다. 후보의 공약부터 최근 논란이 된 이슈까지 사사건건 충돌하며 ‘윤홍대전’이 제대로 불이 붙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4인은 13일 오후 KBS제주방송국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 참석했다.
윤 후보는 시작부터 홍 후보의 공약을 때렸다. 윤 후보는 홍 후보의 ‘라스베이거식 제주 개발’ 공약에 대해 “안그래도 난개발 때문에 제주 환경이 죽을 판이다. 오염 때문에 도민 식수 문제도 심각하다. 복안을 갖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홍 후보는 “그렇게 생각하면 도로도 만들지 말아야한다. 환경 파괴 아닌가”라며 “취지는 어떤 식으로든 제주의 관광산업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윤 후보는 “개발계획은 발표했지만, 개발에 따른 보완문제는 더 생각해봐야겠다”고 공약을 재차 비판했다.
이후 홍 후보의 반박이 이어졌다. 홍 후보는 ‘천공스승’을 소환해 윤 후보를 당황케 했다. 그는 “윤 후보가 제주 제2공항을 추진한다고 했다. 천공스승은 현 제주공항 확장안이 맞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을 아꼈다.
도덕성 문제로도 공방을 벌였다. 홍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를 들어 “요즘 발표된 도덕성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도덕성 떨어진다는 응답이 49.1%, 그다음에 윤 후보가 31.6%”라며 “본선에 나가서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현 정부가 나와 우리 가족을 2년간 탈탈 털었다. 그런데 지금 나온 게 없다”며 “만약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을 턴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지만, 나는 오히려 지금까지 털려왔기 때문에 더 털릴 게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유승민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 출신 윤 후보를 집중 추궁했다. 유 후보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의 진의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내가 (문 대통령 지시) 해석을 잘 했으면 쫓겨났겠나”라며 “내가 순진하게,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다. (문 대통령이) 나한테 여권도 수사하라고 했다. 나는 그대로 받아들였는데…”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던 당시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라고 주문했던 것을 비꼰 것이다.
한편 네 후보는 4·3사건 진상규명과 배·보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제주도지사를 역임한 원 후보가 앞장서 후보들의 의견을 물으며 일치된 목소리를 이끌었다.
원 후보는 후보들에게 “지금도 4·3 사건이 이념의 대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국민의힘이 4·3 희생자에 대한 이념적 공세와 완전히 단절하겠다는 약속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홍 후보는 “지난번 4·3평화공원에 방문했을 때 대통령이 되면 4·3 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양민 학살이라는 반인권적 행위를 정부가 저질렀다면 명확하게 진상을 밝히고 보상하지 않으면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하기 어렵다”며 진상규명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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