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가 무리한 해외 투자로 도마 위에 올랐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 “한국공항공사가 추진 중인 에콰도르 만타공항 운영권 사업은 코로나 적자를 4년간이나 메워주면서도 운영개시 후 15년 뒤인 2035년에야 투자비 회수가 예상되는 무리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업의 기업현금흐름(FCFF)을 살펴보면 운영초기인 2025년까지 당기 순손실, 현물 및 활주로 보수 등 투자에 따라 현물투자 72억원과 운영비용 104억원 등 총 176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가 예측한 흑자 전환시점은 2026년이다. 결국 한국공항공사가 코로나19로 발생한 적자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셈이다.
특히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도 좋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공항공사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2018년 국내업체에 사업타당성 평가 1차 용역(3억9800만원)을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스페인 업체에 2차 용역(1억5300만원)도 진행했다.
당시 1차·2차 사업타당성 조사 결과 모두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특히 2차 용역 결과가 더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차 용역 결과에 따르면 “기본안에 따르면 운영권의 가치가 약 67억원으로 추정된다. 항공수요를 보수적으로 판단할 시 운영권의 가치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재무적 타당성’에서 부정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2차 용역도 △공격적인 항공수요 예측을 지지하기에 항공시장 규모 제한적 △국제 방문객 유치 잠재력 제한적 △정부 국적 항공사 지원 자금 없음 등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5월 제안서 기술평가에서 적격판정을 받고 계약 협상까지 완료했지만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당초 수의계약으로 진행됐던 사업이 유찰된 적도 있다. 결국 사업타당성이 불투명한 해외투자에 불필요한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조 의원은 “한국공항공사가 정작 책임져야 할 국내 지방공항은 김포, 김해, 제주를 제외한 11개 공항이 매년 적자”라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해 363억원, 올해 540억원까지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공항은 생존의 갈림길에서 허덕이는데 외국공항의 코로나19 적자까지 보전하며 하는 투자는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말했다 .
한편 에콰도르 만타공항은 지난 2016년 4월 지진이 발생해 공항시설이 파손됐다. 이후 한국공항공사는 공항 재건 이후 사업구조와 조건을 선제안해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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