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홍준표, 다 싫어요”… 20‧30대의 길 잃은 표심

“이재명‧윤석열‧홍준표, 다 싫어요”… 20‧30대의 길 잃은 표심

대선 후보들의 각종 논란에 등 돌린 20‧30대
20대 ‘이재명-윤석열 중 지지 후보 없다’ 40% 육박
‘무효표’ 내겠다는 청년도… “정치권 자성하길”

기사승인 2021-10-26 06:00:02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   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상당수 20‧30대 유권자들의 표가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차기 대통령으로 지지할 만한 후보가 없다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홍준표 예비후보의 의혹과 논란이 연일 터져 나오며 ‘비호감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야 대권주자 개별 호감도를 물은 결과 이 후보는 32%, 홍 후보는 31%, 윤 후보는 28%로 집계됐다. 오차범위 안(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비호감도는 후보들 모두 호감도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비호감도가 가장 높은 대선주자는 윤 후보였다. 그는 62%에 육박했다. 이 후보는 60%, 홍 후보는 59%로 뒤를 이었다.

후보들의 각종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과거 음주운전 전과,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인해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언급된 바 있다.

윤 후보는 고발사주 의혹, 장모‧부인의 주가조작 등 논란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대구 민란’ 발언 등 잇단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최근엔 ‘전두환 옹호’ 발언 뒤 ‘개‧사과 사진’을 올려 비판을 받았다.

홍 후보 역시 과거에 했던 ‘돼지 발정제’ 등 성차별 발언, 막말 발언 등으로 청년층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는 20‧30대들이 늘고 있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로도 증명된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유권자 1016명을 대상으로 ‘이재명-윤석열 양자대결’을 조사한 결과 20대(18~29세)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무려 40.3%나 됐다. 30대도 32.1%로 집계됐다. ‘이재명-홍준표 양자대결’ 역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20대는 25.1%, 30대는 33.6%에 달했다.

실제로 쿠키뉴스가 만난 20‧30대들은 “뽑을 후보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이재명‧윤석열‧홍준표 후보 중에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극한의 밸런스게임 같다”며 “세 후보 모두 싫다”고 입을 모았다.

A씨(25세)는 “이 후보의 강한 추진력은 장점이긴 하지만 때론 독선적으로 비치는 경우도 있었다. 귀를 막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무섭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B씨(22세)는 “평소 정치에 관심은 없지만 윤 후보의 ‘120시간 노동’ 발언을 보고 심각하다고 느꼈다”며 “대학 친구들과 저런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가 큰일 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C씨(31세)는 “홍 후보가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을 외치는 것을 보고 지난 대선과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그렇지만 홍 후보의 성차별 발언 때문에 마음이 가지 않는다. 특히 ‘돼지발정제’는 잊혀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후보보다는 정당을 믿고 뽑겠다는 유권자들도 나왔다. 민주당 지지자 D씨(29세)는 “이 후보의 도정 성과 등 실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인성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당을 보고 뽑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원이라 밝힌 E씨(27세)도 “어떤 경선 후보도 믿음직스럽지 않으나 당만 보고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무효표’로 마음을 정한 청년도 있었다. F씨(35세)는 “차라리 무효표를 만들려고 한다. 차악이라도 선택하지 못하는 청년들의 마음을 빈 종이로라도 표현해서 정치권이 자성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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