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판에 본격 등판하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일제히 손을 내밀었다.
안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옆 잔디밭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 나라를 5년간 맡겠다고 나선 대통령 후보들을 보고 국민들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한다.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능력도 도덕성도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친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야권 단일화’가 국민의힘 대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정권교체를 최대 목표로 삼은 국민의힘에 안 대표는 반드시 연대해야 하는 후보로 거론된다. 이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도 안 대표에게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우선 홍준표 후보는 안 대표에게 ‘공동정부’를 제안했다. 그는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합당하는 것은 저는 난센스라고 본다. 합당은 하지 않고 가치 동맹을 해야 한다”며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대하듯이 세력 대 세력을 서로 연대를 해서 공동 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안 대표와의 인연을 부각하며 제안에 화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안 대표하고 그간 유대관계를 좀 맺어왔다”며 “지난 9월 초인가 만났을 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분리돼서 대선 출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안 대표도 거기에는 동의를 했다”고 자신했다.
‘단일화가 아닌 공동정부 방식에 합의했나’라는 물음에는 “안 대표가 발끈할지 몰라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 “안 대표를 우리가 흡수 통합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안 대표를 치켜세우며 ‘단일화’를 언급했다. 그는 이날 경기도 선대위 및 당협위원장 간담회를 마친 뒤 “지난 서울시 시장 선거에서도 안 대표가 출마해서 분위기를 굉장히 좋게 만들어줬다. 단일화에 응하고 결과를 승복해서 열심히 도와준 것이 우리 당이 정권교체에 희망을 갖게 되는 데 큰 역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래 전부터 안 대표가 우리 정치에서 많은 역할을 하면서도 거기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유승민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선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 인터뷰에서 “제가 후보가 되면 안 대표를 여러 번 만나 ‘단일화하자’고 설득하려 한다”며 “안 대표가 끝까지 출마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원하는 방식대로 다 할 테니까 단일화하자고 할 것이다. 무슨 조건이든, 무슨 방법이든 안 대표 하자는 대로 다 들어줄 수 있다”며 호소했다.
또한 “(대선) 본선에서 (여야가) 1대 1로 붙더라도 한 1~2% 차이 밖에 안 날 것 같다. 안 대표가 몇 퍼센트를 가져가버리면 정권 교체가 굉장히 힘들다”고 전망했다.
원희룡 후보도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이 얼마나 절절하고 무서울 정도로 엄혹한데 (안 대표도) ‘내가 아니면 안 된다’로는 어려울 것”이라며 “어렵더라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대표는 일단 단일화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같은 분과는 언제든지 만나서 대화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국민의힘 경선 과정을 보면서 어떤 분이 총리나 장관으로 적합한지 잘 관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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