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2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최재해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전임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반대로 야당 의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겨냥, 감사원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이날 오전 질의에선 ‘정치권 직행’ 최 전 원장을 향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요즘 감사원의 직무상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감사원의 가치 등이 가장 논란이 많이 되고 있다”며 “전임 원장이 정치하겠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임기 다 채우지 않고 퇴직하고 나갔다. 이후 대선에 출마했다. 매우 잘못된 일 아닌가. 어떻게 평가하는가”라고 최 후보자에게 물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은 최 후보에게 최 전 원장의 감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감사원장은 정치적 독립기관으로서 중립을 지향해야 한다. 헌법과 감사원법, 독립과 중립적 측면에서 최 전 원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최 후보자가) 입장을 밝혀야한다. 나아가 전임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는지 안했는지 감사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최 후보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관련 질의에 “전임 원장의 행보를 뭐라 평가하기 어렵다”,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등이라고 거듭 답변했다. 다만 감사 요구에 대해선 “감사권 범위도 벗어나고 사인이 된 분”이라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최 전 원장과 관련한 말을 다소 아끼던 최 후보자는 오후 질의에서 거듭되는 비판에 “(최 전 원장이)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후보자는 “공직자가 자기 자리를 사유화하고 정치화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을 꺼내들며 감사원의 책임을 물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원이 낮잠을 자니 전국에서 개발 비리가 나오는 것”이라며 “TF를 구성해서라도 전국 지자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구자근 의원도 “2017년 지방공기업 경영관리실태 감사를 진행하면서 왜 해당 의혹을 발견하지 못했는가”라며 “감사원이 제 역할을 했다면 이런 사태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는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최 후보자는 “그때 감사한 팀이 대장동을 검토 안 하고 감사 결과를 갖고 온 것으로 기억한다. 2017년 건은 (그러나) 지방공기업 관리실태가 아마 초점이 조금 달랐지 않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이 많은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당시 감사원이 밝히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이번 정부의 주요 사업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해 감사해야 할 거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선 제가 임명되면 우선순위 과제를 정해서 한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대장동 주민이 청구한 공익감사에 대해선 “임명되면 신속히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최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국민 입장’에 맞춘 감사원 운영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이 감사원에 기대하시는 바는 공직 사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감사원이 국민 입장에서 엄정·공정하게 감사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확고한 독립성이란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 입장에서 기본에 충실한 감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부문 효율성을 높이고 공직기강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사회적 약자의 권익, 국민 생활의 안전을 지키는 것에도 소홀함이 없게 잘 살피겠다”며 “73년간 국가 최고 감사기구로서 쌓아온 국민 신뢰가 굳건해지게 구성원 모두가 법과 원칙에 따라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감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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