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문가·낙농가·소비자, 머리 맞댔다…우유 가격 안정화 방안은?

산업 전문가·낙농가·소비자, 머리 맞댔다…우유 가격 안정화 방안은?

낙농산업 전문가 “낙농업계, 생산비 절감 방안 강구해야”
낙농업계 “높은 우유값?…중간 유통업체 마진 때문”
소비자 단체 “기업 독과점 문제, 정부·소비자 감시 역할 중요”

기사승인 2021-11-03 20:25:37
3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더케이호텔 가야금홀에서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최로 ‘우유 가격 안정화 방안 마련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신민경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낙농가-유가공업체-유통업체’ 삼중 구조를 띠고 있는 특성상, 우유 가격을 잡기 위해서는 어느 한 주체만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3일 오후 3시30분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더케이호텔 가야금홀에서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최로 ‘우유 가격 안정화 방안 마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낙농산업 전문가, 낙농업계, 소비자 등 세 분야 대표주자들이 모여 우유 가격 안정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낙농산업 전문가로는 지인배 동국대학교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가 나섰다. 먼저 지 교수는 국제 우유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 시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국내 원유 생산비는 768원/㎏으로 미국, EU보다 약 23% 수준 높은 정도”라며 “농가수취가격은 $94.88/100㎏으로 일본의 $93.37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원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자 국내 낙농업계는 잉여 원유 처리에도 매년 골머리를 썩는다. 지 교수는 “1년 우유 소비 특성을 살펴보면, 학교가 겨울방학 기간에 접어드는 1~2월 우유 소비가 급감한다”며 “이때 재고가 쌓여 잉여 원유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잉여 원유는 통산 헐값에 팔리는 상황에 놓인다. 원유쿼터제 때문이다. 2002년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낙농시장에서는 잉여원유차등가격제를 도입했다. 낙농진흥회 소속 농가에 기준 원유량을 할당해 그에 한해 정상 유대를 지급하고, 기준 원유량 초과분에 대해서는 유대를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싼값에 파는 대신 원유를 유제품으로 재가공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마저도 외국 제품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긴 어렵다. 지 교수는 “남는 물량으로 유제품을 만들어야 하는데 국내 원유는 가격이 높아 외국 제품에 비해서 가격 경쟁력도 떨어진다”며 “국내 유가공업체에서는 치즈, 분유를 만드는 일이 되레 손해 보는 장사라고 말할 정도다”라고 강조했다.

원유 가격 안정화를 위해 생산비 절감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 교수는 당부했다. 그는 “스마트팜 등 시설현대화를 통해 규모화 이루고 사료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낙농업계는 우유 가격 불안정이 유통 마진에 있다고 주장했다. 배정식 한국낙농육우협회 상무는 “일본 낙농가 수출 원유 가격을 보면 국내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린다”며 “소비자 가격은 또 국내 가격보다 저렴한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낙농가 생산비 절감도 중요하지만 위 사례로 미뤄 짐작하건대 국내에서는 유통마진이 차지하는 바가 크다”며 “통상 유통마진이 38%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낙농가 노력뿐 아니라 유통업체, 정부지원 등 삼박자가 잘 맞아야 우유 가격 안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소비자 단체에서는 몇 안 되는 기업에서 판매, 유통을 독점하는 구조가 문제로 평가했다. 홍연금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본부장은 “국내 우유시장 내 상위 4개 업체가 유가공업체 시장점유율 79.6%를 차지하고 있다”며 “유통은 대형할인마트, 편의점 매출 점유율은 66.4%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본부장은 “일부 유가공업체 및 우유 유통시장 점유율이 높아 정부와 소비자의 감시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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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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