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임대아파트 37%, 준공 후 20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신동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SH의 임대아파트 18만6462가구 중 7만129가구(37.6%)가 준공 후 20년이 지난 것으로 파악됐다. 준공 후 25년이 지난 임대아파트도 1만1906가구(6.4%)에 달했다.
오래된 아파트는 수선비 규모가 크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사용한 수선비는 4696억원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만 1262억원이 쓰였다.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의 수선비는 2조8057억원으로 추정됐다.
노후 임대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화재 예방 사각지대인 것도 문제다. 임대아파트 가운데 6만2556가구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들 대부분은 준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였다. 실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화재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임대아파트 12개 단지 중 11개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스프링클러를 달아야 하지만 배관·장비 설치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가로막고 있다. 낡은 임대아파트를 재건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이유다.
SH는 지난 2019년부터 정비 연한인 준공 후 30년 도래 임대아파트가 발생하자 지난해 ‘임대단지 중장기 활용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을 실시해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36년까지 준공 후 30년이 도래하는 임대아파트는 총 3만9802가구가 사는 34개 단지다. 그럼에도 2016년 이후 재건축 착공·준공 사례는 전무하다.
◇오세훈 시장, 국내 첫 임대아파트 방문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임대아파트 노후 개선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오후 국내 첫 임대아파트 재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노원구 하계5단지를 방문했다. 하계5단지는 1989년 준공된 국내 1호 영구임대아파트 단지다. 서울시는 하계5단지를 시작으로 1980~1990년대에 지어진 노후 공공임대단지 재정비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준공된 지 30년이 지나 노후화된 단지를 재정비해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단지는 현재 640가구에서 재건축 이후 1510가구로 확대된다. 이 가운데 750세대는 공공임대로, 375세대는 장기전세주택, 385세대는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공분양주택에 대해 지분적립형 또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분적립형주택은 입주 시 분양가의 20~40% 정도를 내고 이후 20~30년 거주하면서 나머지 지분을 순차적으로 입주자가 매입하는 방식이다. 토지임대부는 토지의 소유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정부에 남기고 건물만 팔아 분양가를 낮추는 방식이다.
현재 설계안 마련을 위해 국제설계공모가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당선작을 선정하고 내년까지 지구계획과 사업 승인을 완료할 예정이다. 2023년부터 현재 입주민들이 임시 거주할 주택 건설을 시작해 2025년 이주 실시, 2026년 착공,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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