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 “‘유미의 세포들’로 색다른 ‘만찢남’ 됐죠” [쿠키인터뷰]

안보현 “‘유미의 세포들’로 색다른 ‘만찢남’ 됐죠”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1-11-05 08:00:01
배우 안보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안보현에게 2021년은 ‘발견’의 해다. 지난해 JTBC ‘이태원 클라쓰’에서 살벌한 악역 장근원, MBC ‘카이로스’에서 사랑에 눈 멀어 선악을 오가는 서도균을 연기해 이름을 알렸다면, 올해는 넷플릭스 ‘마이 네임’과 티빙 ‘유미의 세포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특히 ‘유미의 세포들’에선 원작 웹툰과 흡사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고, 현실감 있는 연기를 선보여 호평 받았다.

지난 3일 쿠키뉴스와 대면으로 만난 자리에서 안보현은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설레는 모습이었다. 연기 이야기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마이 네임’과 ‘유미의 세포들’이 연달아 흥했다는 기자 말에 안보현은 “작품이 잘 된 거지 내가 잘한 건 아니”라고 하면서도 “전 세계에서 봐주신 것 같아 뿌듯하다”며 미소 지었다. 구웅으로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듯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남자를 뜻하는 말)이라는 반응을 얻은 것에는 “다른 의미로 ‘찢은’ 것 같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로맨스를 처음 해보는데 정상적인 캐릭터는 아닌 것 같아서 걱정도 됐어요. 고민이 많았죠. 전작 ‘이태원 클라쓰’로 원작 웹툰 캐릭터와 비슷한 모습을 갖추면 시청자분들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감독님이 긴 머리까지 재현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지만 제가 그렇게 한 거죠. 만화를 찢고 나왔다는 반응을 보고는 다행이다 싶었어요.”
티빙 ‘유미의 세포들’ 스틸컷.   티빙 제공.

‘유미의 세포들’을 연출한 이상엽 감독은 ‘이태원 클라쓰’와 ‘카이로스’의 악역을 연기한 안보현에게서 구웅을 봤단다. 감독과 만남을 회상하던 안보현은 “꾸며지지 않은 모습에서 제게 확신을 얻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의아하면서도 도전의식이 솟아났다”고 말했다. 멋진 캐릭터가 아닌, 구웅에게 자신을 내던지기로 한 순간이었다. 

“구웅과 저는 닮은 구석이 별로 없어요. (구)웅이는 자존심도 강하잖아요. 연애 스타일도 맞지 않고요. 하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해요. 저도 힘든 걸 다른 사람에게 내보이지 않거든요. 그런 식으로 웅이를 이해해 보려고는 했지만… 역시 답답하더라고요. 하하. 저도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로맨스를 해보고 싶거든요. 그런 면에선 아쉽긴 했죠. 언젠가는 꼭 멜로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커졌어요.”

‘유미의 세포들’이 OTT로 방영돼 해외에서도 반응이 온 건 안보현에게도 동기 부여가 됐다. 이미 ‘이태원 클라쓰’로 OTT의 위력을 실감한 안보현에게 전 세계인의 응원은 또 다른 힘이다. 여러 궤적이 모여 안보현은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차기작인 tvN 새 드라마 ‘군검사 도베르만’에서는 타이틀 롤을 맡았다.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자신을 채찍질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배우 안보현.   FN엔터테인먼트 제공.

“운이 좋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인생 그래프보다 더 빨리 올라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압박감과 부담감이 더 커요. 제 안에 늘 ‘불안 세포’가 있는 셈이에요. ‘군검사 도베르만’도 주인공 됐다고 안심하기 보다는 간절하게 임하려 해요. 군검사 역할이라 몸도 키우고 있어요. 하루에도 닭가슴살을 몇 팩씩 먹고 있죠. 꾸준히 관리하는 정신력은 제 무기예요.”

안보현의 간절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 질문에 그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늘 직업이 주는 행복을 생각한다”고 말하던 그는 무명 시절을 이야기하며 “지금 내 위치가 얼마나 값진지 안다”고 말했다. 단역으로 현장에 투입되며 쌓은 경험은 성장 발판이 됐다. 과거 그가 느낀 간절함은 지금의 안보현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다. 초심을 되새기며, 안보현은 내일을 위해 다시 또 달린다.

“‘마이 네임’과 ‘유미의 세포들’ 모두 노력하고 고민한 작품이에요. 잘 돼서 뿌듯해요. 압박감보다는 해냈다는 행복이 더 크죠. 이제 다시 시작이에요. ‘군검사 도베르만’으로 법정물에 처음 도전해요. 다이내믹한 액션부터 다부진 군인과 전문적인 검사를 동시에 보여드릴 거예요. 인터뷰 마치면 머리부터 자를 거고요.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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