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사과 필요 없다”… ‘전두환 옹호’ 윤석열 막아선 시위대

“가짜사과 필요 없다”… ‘전두환 옹호’ 윤석열 막아선 시위대

윤석열, 5·18 광주 국립묘지 찾아… “발언으로 상처드려 죄송”
추모탑 앞 막아선 시위대에 분향 못해… 무릎참배 대신 묵념

기사승인 2021-11-10 18:49:1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5·18 광주 국립묘지를 찾은 가운데 시민단체가 윤 후보 방문 규탄 시위를 이어갔다.   사진=조현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했다. 논란이 터진 지 22일 만이다. 현장에선 윤 후보의 5·18 광주 국립묘지 참배를 막으려는 시민단체의 시위가 이어졌다.

윤 후보는 10일 오후 5·18 광주 국립묘지를 찾아 “내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5·18 묘지 방명록에는 “민주와 인권·5월 정신 반듯하게 세우겠다”고 적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해 ‘옹호 논란’이 일었다. 이후 사과의 목소리를 냈지만, SNS를 통해 윤 후보의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더욱 커졌다. 

현장에는 윤 후보 지지자들과 윤 후보의 참배를 반대하는 시위대들로 가득 찼다. 윤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광주 학살 부정하는 윤석열은 오지 마라”라고 구호를 외치는 시민과 “윤 후보는 잘못이 없다”고 발언을 막아서는 지지자들의 작은 충돌도 일어났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5·18 광주 국립묘지를 찾았다. 일부 시민들이 과격행동을 저지하는 펫말을 들고 있다.   사진=조현지 기자

우려됐던 계란 투척, 몸싸움 등의 사태가 벌어지진 않았다. 일부 시민은 “욕하지 맙시다. 계란을 던지지 맙시다. 자작극에 말려들지 맙시다”고 적힌 펫말을 들며 이같은 행위를 말리기도 했다. 

참배단이 있는 5·18 민주묘지 추모탑 앞에선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유족들로 구성된 오월어머니회,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가 팻말을 들고 윤 후보의 참배를 막았다. 이들은 “가짜사과 필요 없다”, “학살자 비호 국민 기만, 광주를 더럽히지 말라”, “5·18 부정 모욕은 민주주의 역사 부정” 등의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참배단 앞을 지켰다.

윤 후보는 참배단에 직접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이들의 시위에 가로막혀서 하지 못했다. 20여 분이 지나도 진로가 확보되지 않자 윤 후보는 그 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무릎 참배’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지만 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무릎 참배’ 질문에 “이 마음을 계속 유지해서 가겠다”고만 했다.

국립묘지 외부에선 지난 7월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김경진 전 의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의원을 향해 일부 시민은 “지지했었는데 어떻게 윤 후보를 따라갈 수 있는가”라며 “국민의힘으로 간 것이 사람인가”라고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광주 북구갑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0일 오후 5·18 광주 국립묘지를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했다.   윤 후보 캠프 제공

한편 윤 후보는 이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 전남을 찾았다. 대선후보 선출 후 첫 지역일정이다. 윤 후보는 5·18 국립묘지 참배에 앞서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전남 화순에 있는 생가와 광주 5·18 자유공원도 방문했다. 

다음날은 전남 목포에 있는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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