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역사를 썼다.
두산 베어스는 10일 서울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쏠(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2차전에서 11대 3으로 승리했다.
전날 대구 원정 1차전을 6대 4로 따낸 두산은 시리즈 전적 2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안착했다. 삼성에 비해 전력과 체력 모두 열세로 평가됐던 두산은 예상을 다시 뒤집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한국시리즈 진출로 두산은 KBO 역사를 다시 썼다. 2015년 시작된 두산의 한국시리즈 연속 진출 기록은 7년으로 늘었다. 이는 KBO의 최초의 기록으로, 종전에는 두산과 함께 SK와 삼성이 6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이력이 있다.
또한 2015년 와일드카드제 도입 뒤 최초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른 팀이 됐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무리 한 두산은 5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를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차례로 상대를 꺾으며 우승컵까지 이제 한 걸음만 남겨뒀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차지였다. 시리즈 9타수 5안타 3타점 1득점 타율 0.556을 기록했으며, 2차전에서는 5타수 4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두산은 4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쌓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회말 1사 후 페르난데스, 박건우의 연속 안타로 만든 1, 2루에서 김재환의 적시타로 앞서갔다. 계속된 1, 3루에서 양석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가 나와 2대 0을 만들었다.
2회말에는 선두 타자 강승호의 안타, 박세혁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김재호 우익수 방면 3루타로 3대 0을 만들었다. 삼성은 선발 백정현을 내리고 최지광을 올렸지만 불을 끄지 못했다. 두산은 정수빈의 볼넷 이후 페르난데스가 담장 근처까지 가는 큼직한 2루타를 때려 5대0으로 달아났다.
삼성은 3회초 1점을 올렸지만, 두산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다. 선두 타자 허경민의 몸 맞는 공과 강승호의 희생 번트로 만든 기회에서 박세혁의 적시 2루타로 두산은 한 점 더 달아났다. 김재호가 볼넷을 골라 만든 1, 2루에선 페르난데스가 또 한 번 적시타를 쳐 7대 1로 점수차를 더 벌렸다.
4회말에는 김재환, 허경민의 안타와 폭투로 만든 1사 2, 3루에서 강승호의 2루타로 9대 1을 만들며 삼성의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기울었지만 두산의 타선은 멈추지 않았다. 6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김재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0점째를 달성했다. 7회말에는 박건우의 2루타에 이어 양석환이 적시타를 터트리며 11대 1를 만들었다. 두산의 더그아웃에는 웃음이, 삼성의 더그아웃에는 침묵이 흘렀다.
삼성은 8회와 9회와 각각 1점을 뽑았지만 반전은 없었다. 두산의 싱거운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정규리그 1위와 4위 두산의 맞대결로 한국시리즈 대진표가 확정됐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7전4승제로 진행되는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은 오는 14일 열린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