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서 공개하는 실질 경쟁률 기준 제각각… 각기 다른 명칭, 의미는?

대학서 공개하는 실질 경쟁률 기준 제각각… 각기 다른 명칭, 의미는?

글·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

기사승인 2021-11-15 09:34:33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통지표 배부일인 23일 오전 서울 하계동 해성여자고등학교에서 담임 션생님이 학생들에게 수능 성적표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원서 접수가 끝나고 대학에서 공개하는 최종 경쟁률은 명목 경쟁률이라고도 불린다.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논술 전형의 경우 수십대 일, 일부 대학의 모집단위의 경우에는 몇 백대 일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다.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보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많은 우려를 하게 되는데, 이런 불안을 해소해 주기 위해 대학에서 전형 계획 설명회 등을 통해 전년도의 전형별 ‘실질 경쟁률’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학에서 공개하는 실질 경쟁률도 기준이 달라 일부 수험생들은 ‘진짜 실질 경쟁률’을 알아보기 위해 따로 자료들을 정리하기도 한다. 다음을 통해 명목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 실질 경쟁률의 정확한 의미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경쟁률도 종류가 많다, 명목 경쟁률? 실질 경쟁률?

최초 경쟁률 또는 원서접수 마감 최종 경쟁률로 불리는 명목 경쟁률은 대학에서 발표한 최초 인원 대비 지원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한다면 명목 경쟁률은 10:1이 된다. 

예를 들어 올해 성균관대학교 논술전형 최종 경쟁률은 77.59:1이었는데, 최고 경쟁률을 보인 학과는 약학과로 666.4:1의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소프트웨어학(142.6:1), 반도체시스템공학(131.92:1) 등도 100: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렇게 수십, 수백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보고 있자면 논술 등을 준비하는 것에 회의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명목 경쟁률은 그야 말로 ‘명목’ 상의 경쟁률로서, 실제 합·불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반영한 실질 경쟁률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진짜 경쟁자들이 어느 정도인지 예상할 수 있다. 실질 경쟁률은 지원자 중 허수를 제외한 ‘진짜 경쟁률’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설정되어 있는 전형의 경우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인원을 제거해야 진짜 해당 모집단위에 지원한 학생들 간의 경쟁이 된다는 의미이다. 위에서 들었던 사례를 기준으로 다시 살펴보면,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했지만, 그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이 50명이라면 실질경쟁률은 5:1이 되며, 최초 경쟁률과 비교하면 50% 수준으로 경쟁자가 줄어들게 되는 원리다. 

이런 자료들을 공개하는 대학이 많지는 않지만, 그나마 공개한 대학의 자료를 살펴보면, 경희대 2021학년도 논술전형의 경우 명목 경쟁률은 47.39:1(684명 모집, 32,417명 지원)이었지만 실질경쟁률은 24.18:1(684명 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 13,740명)로 최초경쟁률 대비 약 44%가 줄어들었다. 그 외에 동국대(명목 경쟁률 38.27  → 실질 경쟁률 13.01), 중앙대(명목 경쟁률 47.41:1 → 실질 경쟁률 12.07:1) 등도 최초 경쟁률과 비교하면 실질 경쟁률 이 크게 감소함을 알 수 있다.

실질경쟁률 기준은 발표하는 대학마다 모두 다르다

‘실질경쟁률’이라는 용어를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의미로 많이들 사용하지만, 사실 정확한 정의는 없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에서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만을 대상으로 최초 모집인원과 비교한 경쟁률을 실질경쟁률이라고 호칭하는 편이다. 

하지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대학에서는 논술 또는 면접 등의 대학별 고사에 응시한 학생을 기준으로 실질경쟁률을 공개하기도 한다. 이와 달리 서강대의 경우에는 전체 지원자 중 대학별 고사에 응시한 인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 충원률까지 반영해 실질 경쟁률을 공개하기도 한다. 

또한 서울과학기술대, 인하대, 한국항공대 등 논술 전형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고 있지 않은 대학들은 논술 시험 응시자를 기준으로 실질 경쟁률을 공개한다.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했는데 그중 90명만 논술에 응시했다면 실질 경쟁률은 9:1이 된다. 

첫 단락에서 언급한 경희대, 동국대, 중앙대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공개하는 실질 경쟁률은 전체 지원자 중 논술 시험에 응시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10명 모집에 100명이 지원했는데 90명이 논술 시험을 치렀고, 그 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이 50명이라면 실질 경쟁률은 5:1이 된다.

아래 표처럼 일부 대학에서는 시험 응시자,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를 비롯해 충원합격한 인원까지 고려해 실질 경쟁률을 발표한다. 이는 소위 ‘추가합격’으로 불리는 ‘충원합격’ 인원까지 반영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경희대처럼 10명 모집을 하였는데 100명이 지원을 하고, 그 중 90명이 논술 시험에 응시하여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이 50명인 경우 50명 중 10명이 모두 해당 대학에 등록을 한다면 실질 경쟁률은 5:1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수시와 정시 모두 타 대학에 중복 합격하는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대학은 불가피하게 예비 합격자를 충원합격을 시키게 되는데, 이렇게 모집 정원 대비 충원합격한 학생들의 비율을 구한 것이 충원율이다. 서강대처럼 10명 모집에 2명이 충원합격을 하게 되면 충원율은 20%가 된다. 이런 충원율까지 고려하여 최종 합격한 인원을 기준으로 한다면, 실질 경쟁률은 아래처럼 4.16:1이 된다.

일부 대학에서 공개하는 실질 경쟁률 기준 산출 예시

대학에서 공개하는 실질경쟁률 자료를 통해 수험생들에게 정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면 서강대에서 공개하는 것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질경쟁률에 대한 정확한 용어의 정의(예 : 대학에서 학생 선발 과정에 설정한 조건을 모두 충족한 최종 등록인원을 기준으로 지원자의 합격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와 공개 기준의 표준화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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