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를 향한 진보진영의 다급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구애 상대는 범여권의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다. 그러나 심 후보는 ‘완주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며 ‘단일화론’과 선을 긋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권 대통합’을 내세우며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는 “내년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며 “개혁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최근 ‘위성정당 방지법’ 도입을 꺼내 들면서 정의당 구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민주당과 정의당 사이에는 ‘위성 정당’ 앙금이 남아 있다. 지난 2019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킨 바 있다.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선거결과와 연동하여 배분(50%)해 지역구에서 충분한 의석을 얻기 어려운 작은 정당도 득표율에 따라 추가 의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위성정당을 창당해 해당 제도를 무력화 시켰다.
이 후보는 “위성정당은 단기적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실이 되는, 정말 민주주의 체제에 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안 하는 게 좋다”며 “정치개혁특위에서 우리 당이 주도해 위성정당이 불가능하도록, 소수정당들도 상응하는 자기 의사를 표출할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후보가 직접 나서 당 사이에 남은 ‘앙금’을 해소하고 단일화를 위한 포석을 까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후보의 행보에 발맞춰 친여 스피커들도 잇따라 정의당을 압박하며 여론조성에 나서는 모양새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지난 10일 TBS라디오에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공동상임선대위원장)를 향해 심 후보의 대선 완주와 단일화 여부를 세차례 가량 질문했다. “끝까지 완주밖에 없는 것인가”, “완주가 특별한 활로를 열어낸 건 없다”고 말하며 단일화를 사실상 압박하기까지 했다.
‘나꼼수’ 출신의 주진우씨도 지난 12일 KBS라디오 ‘주진우의 라이브’에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게 “단일화 해서 심상정 후보가 이기면 될 거 아닌가”라고 단일화를 압박했다. 강 대표가 “심 후보는 대통령을 하러 나온 것이다. 정의당이 뭔가 심상치가 않다”고 말하자 주씨는 “잘 못느끼겠다. 아닌 것 같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잇단 구애, 압박에도 정의당은 ‘단일화’와 단호히 선을 긋는 모습이다. 심 후보는 언론을 통해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재차 일축하고 있다. “(단일화는) 가당치 않다. 단일화는 양당이 대변하지 못하는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배제하는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이 후보의 ‘위성정당 방지’ 제도화 제안에 대해서도 “얄팍한 단일화 계산이 아니길 바란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