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의 당 대표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데,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책무의 무게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진중한 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사이에 그의 빛나는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중앙선대위의 씽크탱크인 민주통합포럼의 상임위원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신평 변호사는 지난 11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행보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신 변호사는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의 잠행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알 수 없다. 딴 것은 모르겠다. 그를 보고 있으면, 얼음이 얇게 언 내를 건너는 듯 조마조마하다. 이 대표만 그런가. 여야의 대변인이나 각 후보를 대변한다는 인사들, 그리고 이 쪽 저 쪽의 논객이라고 하는 프러바커투어(provocateur)들의 언사가 너무 가볍게 즉흥적으로 말을 내뱉는다. 대동소이하다. 그래도 세상에서 문명국이라고 인정받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본다. 이 어수선한 말들이 집중하는 곳이 정치판이니, 정치판의 모양새가 영 말이 아니다. 새털처럼 가볍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지금은 많이 변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 정치판에 내몰렸을 때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잘 몰랐으리라. 그때의 일이니 지금과는 무관한 일이다. 일본의 어느 정치인이 안 후보 시선이 불안정하게 자주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안 후보의 정치적 자질을 의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인의 시각이지만, 한국에서 정치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며 과거 정치 초년병 시절의 안철수 대표 사례도 소개했다.
신 변호사는 “이 대표도 지금 그가 말하는 모습을 보면, 언어구사는 다양하고 현란한데 그 말이 허공을 향해 일방적으로 내뱉는 감이 없지 않다. 말은 내가 상대방과 정신의 교류를 하기 위한 것이다. 그만큼 상대를 배려하며 공감의 토대 위에서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고 말을 일방적으로 허공에 흩뿌린다면 상대에 대한 인간적인 예의가 아니다. 그리고 이 대표는 미국에서 공부를 하지 않았는가. 아마 그가 유학시절 내가 바깥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감정을 가졌으리라. 더욱이 이제는 제1야당의 당 대표라는 막중한 위치에 있는데, 스스로에게 주어지는 책무의 무게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진중한 걸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사이에 그의 빛나는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신 변호사는 “나는 한국의 정치인들이 조금 더 인문학적 소양을 가졌으면 하고 안타깝게 생각할 때가 많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용어들이 단순하고 어떤 면에서는 거칠고 날카로우며 메마르다. 내부로의 침잠, 명상을 수시로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보다 잘 들여다볼 수가 있다. 물론 나처럼 한가한 국외자가 섣불리 말할 수 없는 면이 있다. 이 대표나 다른 정치인, 논객들도 내 말이 과하게 들릴 수 있겠다. 용서해달라”라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