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지난 3일 오후까지 서비스 장애로 고객확인제도(KYC)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고객확인제도는 가상화폐 거래가 자금 세탁행위 등에 이용되지 않도록 투자자의 신원, 거래목적 및 자금출처, 실제 소유자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투자자는 ▲휴대폰 인증 ▲신분증 인증 ▲거주지 등록 ▲직업 및 기타 고객정보 등록 ▲본인 계좌 1원 인증을 모두 완료해야만 원화 거래를 할 수 있다.
빗썸은 지난 2일 새벽 4시부터 고객확인제도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접속자가 몰리면서 고객확인제도를 누르면 ‘대기 번호 1만명, 예상 대기 시간 2시간 30분’이라는 팝업창이 떴다. 일부 투자자는 자산 표기 이상으로 출금 서비스 지연을 겪었다.
빗썸은 서비스 차질과 관련해 고객 피해 보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고객확인제도가 시작된 4시부터 접속자가 몰려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가능한 한 빨리 시스템을 복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고객확인제도를 실시한 코인원은 당일 오전 7시부터 11시 30분까지 4시간가량 인증이 안 되거나 지연됐다. 이에 코인원은 해당 내용을 공지로 안내해 불편을 최소화했다. 코빗 또한 고객확인제도 시행 첫날인 10월 20일 오류로 인한 이용 장애로 긴급 서비스 점검에 들어갔다.
업비트도 시행 첫날인 10월 6일 인증 요청이 몰리면서 고객 확인이 지연됐다. 업비트 관계자는 “당시 공지할 만큼 오래 지연된 건 아니었다. 오히려 공지하면 혼란이 커질 만큼 금방 해소됐다”며 “접속 자체가 아닌 인증 페이지를 넘기는 게 지연된 정도”라고 말했다.
거래소의 오류가 계속되자 투자자들은 서버 관리 등 기술적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사옥 부지를 사들였다면서 그 돈의 100분의 1이라도 시스템 쪽에 투자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버 문제보다 병목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갑자기 많은 인원이 동시에 접속하다 보니 대기열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거래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양의 서버를 증축했다”라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손해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수수료는 비싸게 받으면서 접속도 안 된다. 접속 지연으로 인한 손해 보상을 해줄 거냐”라고 호소했다.
투자자 손해 보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접속 지연 등으로 인한 손해라는 것을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수⋅매도 시점에 따라 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접속 지연으로 이를 놓쳤다면 손해를 볼 수 있다”라면서도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어 거래소에서 보상을 해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는 접속 지연 등 거래소 이용 장애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확인제도처럼 전체 투자자가 기간 내에 인증받아야 하는 이슈가 없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객확인제도는 인증 기간도 짧고, 인증을 안 하면 거래가 중단된다고 하니 예상보다 더 많은 투자자가 몰렸다”라면서 “당장은 큰 이슈가 없어 거래소 이용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