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 '강성노조' 등장…사측과 갈등 우려

현대차·GM '강성노조' 등장…사측과 갈등 우려

기사승인 2021-12-10 06:35:01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에 이어 한국GM 차기 노동조합 지부장에 ‘강성’ 성향인 후보가 당선되면서 완성차업계 노조는 '강성' 집행부가 장악하게 됐다. 이에 신임 노조 집행부와 사측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속노조 현대차지부 9대 임원(지부장) 선거 투표 개표 결과 기호 4번인 안현호 후보가 당선됐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4만8749명 중 4만1444명(투표율 85.02%)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1차 투표에선 안 후보와 권오일 후보를 비롯한 강성 성향 후보 3명과 현 지부장인 실리 성향의 이상수 후보가 대결해 안 후보가 1위, 권 후보가 2위를 차지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 투표가 진행됐고, 안 후보가 8일 새 지부장으로 확정됐다.

이로써 현대차 노조는 2년 만에 다시 강성 성향의 지부장이 선정됐다. 안 당선인이 속한 금속연대는 현대차 노조 내 강성 계파로, 과거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회사 측은 기존 내연기관 위주 생산에서 친환경 차와 차세대 교통수단 생산 등으로 생산 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인력 감축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경우 자동화 비중이 높아지고, 내연기관 대비 부품수도 대폭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노조 측은 고용 불안 해소를 가장 주된 내용으로 내세우고 있다. 안 지부장은 이번 선거에서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및 800% 쟁취, 식사시간 1시간 유급화를 통한 기본급 인상, 연장근로(O/T) 30시간을 적용한 완전월급제, 일반직과 여성 조합원 처우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향후 고용 보장을 두고 노사 간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GM도 강성 성향인 지부장이 선출됐다. 지난 7, 8일 이틀 동안 한국GM 노조 조합원 7627명을 상대로 진행된 '제27대 한국GM 임원후보 결선투표' 결과 김준오 후보가 56.7%의 득표율로 민기 후보(41.9%)를 누르고 차기 한국GM 노조 지부장에 당선됐다.

김 후보는 2004년 군산지부 5대 지부장에 이어 2005년 20대 수석부지부장을 지냈고, 작년에는 현장 조직인 '동행'의 의장을 맡았다. 그는 주요 공약으로는 부평1공장 트레일블레이저 단종 이후 신차 배정과 부평2공장 생산 종료 후 1교대 유지, 전기차 유치, 물가상승률 대비 임금 인상 등을 내걸었다.

김 후보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물인 만큼 향후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파업 등을 무기로 삼아 강하게 사측을 압박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GM 또한 친환경차로 자동차 시장이 바뀌면서 구조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부평2공장에서 생상되고 있는 말리부와 트랙스가 내년 중순 단종되게 되면 부평2공장의 신차 배정 문제 등을 두고 노사가 첨예한 갈등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한국GM에서도 강성 노조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르노삼성과 기아 등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이 같은 성향이 번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자동차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업계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 19에 이어 차량 반도체 수급난까지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노사가 힘을 합쳐 합의점을 이끌어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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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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