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플릭’ 김장겸 “새로운 시작, 정말로 설레요” [쿠키인터뷰]

‘온플릭’ 김장겸 “새로운 시작, 정말로 설레요”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1-12-15 09:45:01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   사진=임형택 기자

‘온플릭’ 김장겸은 팀 배틀코믹스(샌드박스 게이밍→현 리브 샌드박스) 소속으로 ‘2018 LoL 챌린저스(CK) 서머 스플릿’부터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이후 한 시즌만에 ‘LoL 챔피언스코리아(이하 LCK)’ 무대에 선 김장겸은 2019년 정규리그 내내 뛰어난 실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후 그는 LCK 데뷔 첫 해만큼의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2021년은 매우 힘든 시기였다. 스프링 스플릿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징계를 받아 경기에 거의 나오지 못했고, 서머 스플릿에는 ‘크로코’ 김동범에게 주전을 내주고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7일 김장겸은 한화생명e스포츠(이하 한화생명)로 이적을 결정했다. 희로애락을 함께한 리브 샌드박스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프로게이머 인생의 2막을 써내려간다는 각오다. 9일 일산에 위치한 한화생명e스포츠 캠프원에서 김장겸을 만났다. 이날 그는 ‘새로움’이라는 단어를 지속해서 언급했다. 얼굴에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안녕하세요.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냈나요?

2021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탈락 이후 잠깐 휴가를 다녀온 뒤 개인방송을 주로 했어요. 이후 또다시 휴가를 받았는데, 그때는 ‘고릴라’ (강)범현이 형이랑 ‘메이플스토리’를 함께 했어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휴가 때 여행을 제대로 못한 것은 좀 아쉬워요.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오랜만에 공식적으로 인터뷰를 통해 팬들께 인사를 전해서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도 들어서 설레기도 하네요. 특히 한화생명이라는 팀에서 새 출발을 하게 돼 매우 설레고 기쁩니다.

사실 김장겸 선수가 리브 샌드박스를 떠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화제가 됐습니다. LCK 승격과 승강전까지 희로애락을 함께한 친정팀을 떠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난해 연말 불미스러운 일로 2021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출전 정지라는 내부징계를 받았습니다. 징계가 끝난 후 2라운드 1·2경기에 선발 출전했는데 모두 패했어요. 이후 (김)동범이가 선발로 나오기 시작했고, 동범이 위주로 게임이 진행됐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제 입지가 점점 좁아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후 이적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됐죠.

(김장겸은 지난해 11월 개인방송에서 솔로랭크를 진행하던 중 LPL(중국 프로리그) 팀 WE 아카데미 소속 서포터 ‘주오’ 왕쉬지에게 인종차별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라이엇게임즈는 김장겸에 3경기 출장 정지 및 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고, 리브 샌드박스는 LCK 스프링 1라운드 전경기 출전 금지와 벌금 300만원, 사회 봉사 30시간 이행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   사진=임형택 기자

조심스럽지만, 징계 이후 어떤 심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자책감이 정말로 컸어요. 2020년 성적이 실망스러웠는데, 팀에서 제가 기량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셨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도 많이 하셨고요. 그런데 제 경솔한 언행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것에 너무나도 죄송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도 많이 했습니다.

징계 이후 자필로 반성문을 작성하기도 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성찰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사실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잘못된 것이죠. 이런 일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저의 평소 언행과 습관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징계가 풀린 뒤 선발 출장기회를 잡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고 주전자리는 김동범 선수에게 돌아갔습니다. 이후 리브 샌드박스는 호성적을 냈는데요. 다소 심경이 복잡했을 것 같아요.

팀원들끼리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기에 정말 친했어요. 팀 성적도 올라가니 기분은 좋았죠. 다만 “나도 저 자리에서 충분히 잘 할 수 있는데”라는 아쉬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음, 절친한 동료들의 활약을 보면서 기분은 좋지만,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해서 들었죠.

한화생명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이후에도 한화생명 코칭스태프 분들이 저를 향한 신뢰를 꾸준히 보내주셨는데, 그 부분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올해 저희 팀 로스터를 보면 아시겠지만, 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제가 맏형이에요. 경력도 제가 제일 오래된 걸로 알고 있는데, 감독님께서도 제가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길 원하셨습니다. 또한 올 시즌 주장 역할도 맡게 됐습니다.

이적 이후 감독·코치님 등 코칭스태프께서 특별히 강조하신 부분은 있나요?

손대영 감독님께서 제게 주장과 맏형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게임 내적으로는 아직까지 저희가 로스터를 꾸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   사진=임형택 기자

올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는데, 실전 감각은 어떻게 끌어올리실 계획인가요?

일단 스크림을 하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솔로랭크와 스크림을 지속하다 보면 자연스레 실전감각은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요. 특히 최근에는 스크림과 대회의 차이가 점점 줄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한화생명 선수들은 모두 새롭게 만난 멤버들인데요. 첫 인상은 어땠나요?

다들 성품이 착하고 성실한 친구들이라 쉽게 어울릴 수 있었어요. 이번에 젠지 e스포츠에서 이적한 ‘카리스’ (김)홍조는 솔로랭크에서도 자주 봤는데요. 같은 팀으로 만나면 게임이 잘 풀려서 좋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두두’ (이)동주는 직접 만나보니 정말 실력이 좋은 선수에요. 다만 2%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아쉬워요. 어쨌든 제가 주장이자 맏형으로서 동주가 이러한 부분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한화생명 이적 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선수생활을 하면서 사옥 있는 팀에 들어온 게 처음입니다(웃음). 신기하기도 하고 시설도 좋아서 정말 만족스러워요. 아, 그리고 백종순 여사님이 준비해주신 식사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메인 메뉴로 돈가스, 꽃게탕, 낚지볶음 같은 음식이 나오는데요. 보통은 메인 반찬이 많으면 두 가지 정도 나오는데 여기서는 주전급 반찬이 3~4개는 기본으로 나오더라고요.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대다수 LCK 구단이 전력보강을 통해 대대적인 팀 개편을 마쳤는데요. 김장겸 선수가 예상하는 스프링 강팀과 주목하는 정글러가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T1이 굉장히 잘할 거 같아요. 롤드컵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팀이 멤버 변동이 거의 없으면 다음 해에 더욱 강해지는 사례가 많았거든요. 개인적으로 주목하는 정글러는 T1의 ‘오너’ 문현준 선수에요. 2020년 ‘LoL 더 넥스트’에 출연했을 때도 실력이 뛰어났는데, 지난해 LCK에 데뷔한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잘 하더라고요.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한화생명e스포츠 정글러 '온플릭' 김장겸.   사진=임형택 기자

2021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해라고 볼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김장겸 선수에게 2021년은 어떠한 의미였나요?

제가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프로게이머는 게임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면, 올해는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찰을 했어요. 특히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부주장을 맡기로 했는데, 불미스런 일로 인해 직을 내려놨습니다. 리더가 해야 할 역할, 언행의 무게감에 대해 깨달은 한 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2022년은 어떠한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분명 지금과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의 과오를 반성하고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시기입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동료들과 함께 설레는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한화생명 유니폼을 입고 2022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 멤버 모두 성실하게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모두 열심히 잘 하고 있기에 조금은 더 기대해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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