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에 애타는 공연계…‘줄취소’는 피했다

거리두기에 애타는 공연계…‘줄취소’는 피했다

기사승인 2021-12-16 14:55:38
관객으로 가득 찬 K팝 공연장.   KBS 제공.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오는 18일부터 거리두기 조정안이 시행된다. 사전 승인받은 연말 대중음악 공연은 예정대로 치러진다. 대중음악 공연 업계는 일단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안심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16일 정부가 발표한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르면 비정규 공연시설 내 행사에는 접종완료자로만 최대 299명, 접종 여부 구분 없이는 최대 49명이 모일 수 있다. 300명을 초과하는 행사의 경우, 관계부처 사전 승인 하에 개최 가능하다. 이에 따라 실내 체육관이나 컨벤션 센터 등에서 예정된 대중음악 공연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전 승인한 인원(5000명 미만)으로 열릴 수 있다.

조정안 발표 직전까지 대중음악 공연 업계는 그야말로 폭풍 전야였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 측은 문체부와 소통하며 상황 파악에 나섰고, 업계 종사자들은 연기·취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가요계 관계자 A씨는 “(사전 승인받은) 공연을 취소하라는 통지는 없어서 예정대로 공연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혹여 변동 사항이 생길까봐 다들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은 대규모 공연이 잇따라 열리는 대목이다. 거리두기 조정안 시행 첫날에도 가수 나훈아, 김준수, 그룹 NCT 127, 에픽하이, 포레스텔라 등의 공연이 서울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후에도 이승철, 윤종신, 트와이스를 비롯한 여러 가수가 대면 공연을 앞뒀다. 확산세가 거세지자 공연을 연기하는 사례도 생겼다. 대중음악문화진흥협회(음진협)는 오는 27일 개최하려던 록 밴드 후원 공연 ‘K-밴드 날개를 펴라 Vol.2’를 내년 3월로 미뤘다.

페이스 쉴드를 낀 채 나훈아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   연합뉴스.

대중음악 공연은 비말 전파가 쉽게 벌어질 거라는 이유로 다른 장르 공연보다 엄격한 방역 지침을 적용받았다. 지난달 들어서야 문체부·지자체 승인을 조건으로 5000석 미만 규모로 공연을 열 수 있게 됐지만, 확진자가 늘 때마다 따가운 눈총을 견뎌야 했다. 지난 10~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나훈아 공연이 대표적이다. 연일 ‘나훈아 때리기’가 이어지자, 나훈아는 “내가 공연을 한다니 ‘돈 떨어졌나’ 등 안 좋은 반응이 많았다”며 “내가 이걸(공연을) 잘 해내면 다른 사람들도 조심해서 잘 하지 않겠나”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과도한 우려’라고 호소한다. 그간 공연장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가 없었고, 공연장 내 방역지침도 잘 지켜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종현 음공협 회장은 최근 열린 세미나에서 “우리는 법에서 말하는 규정보다 더 엄격하게 방역하고 있다”면서 “언론도 과도하게 공포감을 조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A씨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은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PCR 음성 결과가 추가로 확인돼야 공연장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지침을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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