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경력으로 교편을?… 윤석열 후보님 현실을 보세요”

“가짜 경력으로 교편을?… 윤석열 후보님 현실을 보세요”

“시간 강사도 선생님인데… 양심이 없네요”

기사승인 2021-12-18 07:55:44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   연합뉴스

‘약자와의 동행’을 외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오히려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아내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다양한 논란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콘텐츠 부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 씨가 가짜 경력으로 누군가를 가르친 탓에 교단에 서기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교수노동조합과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지난 16일 긴급성명을 내고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는 시간강사로 뽑힌 게 아니다. 겸임교수여도 자격조건을 갖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채용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후보는 아내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 “시간 강사는 전공을 보고 공개채용 하는 것이 아니다. 자료를 보고 뽑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교수노조와 비정규교수노조 측은 “김 씨가 돋보이려고 한 욕심이었다며 그것도 죄라면 죄라고 해명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채용 비리나 문서위조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측은 “겸임교수는 무슨 자료도 보지 않고 그냥 뽑는 게 아니다. 수원여대에서 그랬다면 심각한 채용 비리가 있었던 것”이라며 “무슨 자료를 보고 뽑았는데 그 자료에 허위가 있다면 심각한 문서 위조”라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또한 비정규직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가 여전히 낮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에서 그 하찮은 시간강사라도 해볼라치면 실질적으로 5년 이상의 연구경력이 있어야 한다. 그에 상응하는 연구업적도 있어야 한다”며 “연 수입이 2천만 원도 넘기지 못하는 1년짜리 비정규직에 불과해 당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다음 공채를 위해 배를 곯아가면서 학술연구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 역시 이 점을 비판했다. 그는 ‘양심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은 17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거의 모든 대학이 시간강사는 물론 전임 교원도 공채를 통해 선발한다. 윤 후보의 말처럼 위촉하는 방식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이력서를 허위로 조작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역시 선생님”이라며 “학생들 앞에 서는 사람이 거짓이나 부풀려진 이력으로 이들을 가르치는 일 자체가 교직을 이행하는 사람으로서 기본이 안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윤 후보가 노동 관련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윤 후보는 앞서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대표적인 발언으로는 ‘주 120시간 노동’이 꼽힌다. 산술적으로 주 120시간 노동을 하려면 쉬는 날 없이 하루 평균 약 17시간을 일해야 한다. 주5일제 기준으로는 평일의 모든 시간을 노동에 쏟아야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진=임형택 기자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콘텐츠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17일 브리핑 이후 쿠키뉴스와 만나 “윤 후보와 이를 둘러싼 발언 등은 실수가 아닌 자신의 철학과 관련이 있다”며 “기득권만을 가졌던 사람이 노동‧장애 등 국민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더 이상의 내로남불이 없다. 정경심 교수의 구속 때는 표창장 위조 증거를 찾겠다고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했던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가 연루된 위조 의혹에는 마치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나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후보의 정체성과 국민의힘이 내세운 철학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는 본지를 통해 “약자와의 동행을 외친 윤 후보가 대한상의에 찾아가서 성장이 우선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를 꺼냈다”며 “이는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기본 콘셉트와 맞지 않다. 당에서 가져가는 기조와 후보의 정체성이 서로 어긋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윤 후보는 17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후원회 발족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 아내와 관련된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달게 받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강선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유를 불문하고 논란을 야기한 것 자체 만으로라는 조건이 또 붙었다. 배우자에게 제기된 어떠한 의혹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가 진정성 있는 사과라는 것을 할 때 조건을 붙이지 않는다”며 윤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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