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정치 결심을 시작했을 때부터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마음가짐은 한결같다. 위험한 곳에 먼저 도전하는 리더,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다. 법무부 장관부터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굵직한 이력을 가진 황 전 대표지만 쉬운 길을 택한 적이 없다. 자신의 정치 철학에 맞춰 4·15 총선 종로 험지 출마, 부정선거 등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장 먼저 나서는 황 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9일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황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1년간 나라가 너무 망가졌다. 그래서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며 “자리를 지키기 위한 정치는 필요 없다. 국민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 정치가 그렇지 못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음은 황교안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국민의힘 경선이 끝난 뒤 근황이 궁금하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 그리고 문재인 정권 시즌2라고 할 수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문제점을 공유하는 기회를 갖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4·15 총선 부정선거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형 선거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이라크, 콩고, 키르키스스탄 등은 이미 부정선거가 터졌다. 특히 키르키스스탄은 총선이 무효가 됐고, 다시 선거를 치렀다. 이런 부분을 국민 대다수가 모르고 있다. 국민을 향해 ‘부정선거를 막아내자’라고 외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4·15 부정선거 팩트 전시회도 열었다.
-최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놓고 지난해 총선 상황이 다시 회자됐다.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나는 험지 출마의 선봉이 되겠다고 종로 출마에 나섰었다. 당 대표가 후보로 선거를 뛰고 있었다. 특히 종로 민심이 민주당으로 상당히 기울어져 있던 상황에서 당내 후보들 지원이 전혀 불가능했다. 그래서 김 위원장을 모셨다. 이번 대선에서 김 위원장이 후보·당과 뜻을 잘 맞춰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길 기대하고 있다.
-경선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 현재 어떤 입장인가
▶현재 윤 후보가 부정선거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부정선거를 막지 못하면 후보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이길 수 없다. 나는 정권교체를 위해 윤 후보가 비워둔 영역을 메워가는 중이다. 사실상 정면에서 지원하는 것.
-경선 과정에서 많은 공약을 준비하지 않았는가. 정권교체라는 큰 뜻에서 당이 계승하길 바라는 공약이 있다면?
▶‘깜놀 10억 벤처 창업 배틀’.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다 죽고 있다. 흥이 없는 사회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내일은 국민가수 등 경연대회들이 국민의 흥을 이끌어내고 있지 않는가. 매일 10억원이 걸린 ‘창업 배틀’을 출발시켜서 한달간의 경연을 치른다. 경연에서 이긴 팀에는 벤처 지원금으로 10억원을 지원한다. 이런 식으로 벤처 강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매일 다른 벤처가 생기면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고, 10억원을 지원 받은 벤처는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하고, 나라 경제도 살리는 1석 3조의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 5년에 대한 총평을 내리자면
▶총체적 난국.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다시 한번 읽어봤다. 약 30개의 약속 중 지킨 것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였다. 합법을 가장한 독재이자, 의회민주주의를 짓밟은 입법독주이자, 드루킹 여론조작사건과 울산시장 선거개입을 필두로 한 부정선거 정권이었다. 건국 이래 최악의 정권.
-이후 들어설 정권에선 어떤 정책을 역점을 두어 추진해야 한다고 보는가
▶민생 회복과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전부터 나라를 무너뜨렸고, 현재는 코로나까지 발생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 정권 이전 정권으로만 되돌려도 경제가 살아나고, 민생이 회복되고, 국제관계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지난 정권으로의 회복이 가장 큰 과제고 회복을 통해서 정상으로 나가는 것이 두 번째 과제다.
-황 전 대표에게 정치란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다. 겨울 바다에 사는 펭귄도 맨 처음 물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모두가 주저하고 못 들어가는 상황에서 맨 처음 뛰어내리는 펭귄이 있다면 다음 펭귄도 따라서 뛴다고 하더라. 정치도 이처럼 위험한 곳에 먼저 도전하는 용기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