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접종 순항… 방역패스 불만은 ‘여전’

소아·청소년 접종 순항… 방역패스 불만은 ‘여전’

방역당국 “영원히 원격수업 할 수 없어… 백신접종 촉구”

기사승인 2021-12-24 05:50:01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하기 조치에 따라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학교·과밀학급이 전면 등교를 중단하기로 한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한 학부모와 아이가 등교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정부가 12~17세 소아·청소년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면서 접종률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다만, 청소년 방역패스에 대한 불만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청소년 접종 관련 간담회를 통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수차례 홍보했다. 방역당국은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와 일상회복을 위해 12~17세 청소년 접종을 간절하게 호소하고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말해왔다. 그 결과 지난 17일 기준으로 소아·청소년 접종률이 50%를 넘겼고, 점진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소아·청소년 접종률이 50%를 넘긴 가운데, 연령대별 접종률 차이도 확인됐다. 접종을 먼저 시작한 16~17세는 1차 접종률이 80%를 넘어섰고, 2차 접종 완료율도 70%를 웃돈다. 12~15세의 경우는 전체 접종대상자의 절반가량이 1차 접종을 완료했고, 33%가 2차 접종을 마쳤다. 

연령대별 백신 접종률 차이는 청소년들에게 들은 이야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북 전주에 사는 고2 학생 김모 군은 “2차 접종까지 마친 지 2개월쯤 된 것 같다”며 “부모님도 권유했고, 주변 친구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백신 접종을 아직 하지 않은 친구는 10명 중 1명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고1 김주연 양은 “원래는 맞지 않으려고 했는데 부모님이 백신 접종 뒤 딱히 부작용이 없었고 주변에서도 많이 맞기 시작하면서 최근에 2차까지 맞았다”면서 “백신을 맞은 친구들과 안 맞은 친구들의 비율은 반반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맞은 친구들이 조금 더 많다”고 말했다.

초6 구효주 양은 “같은 반에서 2명만 2차까지 맞았고, 절반 정도는 겨울방학 중에 맞을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청소년들에게도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학원·독서실·스터디 카페 등이 포함됨에 따라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사실상 ‘강제접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단체는 지난 17일 청소년 방역패스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유튜브 채널 ‘양대림연구소’를 운영하는 고3 양대림 군은 정부와 17개 시도지사를 상대로 방역패스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신청하기도 했다. 김주연 양도 “청소년의 백신 접종이 필수가 아니라고 해놓고, 사실상 막아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자유를 억압받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구효주 양은 “아직 백신을 맞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청소년 방역패스가 시행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했다. 당국은 방역패스 논란과 관련해 지속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방역당국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을 조금이라도 늘리고자 지난 15일부터 ‘학교로 찾아가는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의료진이 학교 등으로 찾아가 학생들에게 단체로 백신을 접종한다. 하지만 이를 신청하는 학생 수는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21일 기준으로 학교 3곳만 신청했으며 다른 지역도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미향 전국보건교사회장은 “대부분 학생이 학교로 찾아가는 접종은 원하지 않고 개인 병원에서 접종받고 있다”며 “나이가 적을수록 접종률이 낮게 나오고 있지만,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의 접종률이 50%를 넘기도 했다고 들었다. 정부가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정보를 학부모에게 보다 세심하게 공유하고 홍보한다면 더 접종률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확진자가 지속 증가함에 따라 지난 20일부터 수도권 내 학교에선 전면 등교가 중단되고 온라인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청소년들의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는 만큼 백신 접종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영원히 원격수업만 할 수 없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이 가능한 형태를 찾아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최대한 예방접종을 받도록 계속 권고하고 있고, 이러한 전제가 충족돼야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다시 영위하며 정상적인 생활이 되리라 본다”고 밝혔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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