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먹는약 나온다는데… 화이자·머크 다른 점은?

코로나19 먹는약 나온다는데… 화이자·머크 다른 점은?

기사승인 2021-12-24 13:10:17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을 허가하는 국가가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달 세계 최초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을 승인한 바 있다. 영국이 사용을 허가한 제품은 MSD(미국명 머크앤드컴퍼니)의 ‘라게브리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약 ‘팍스로비드’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또, 다음날(23일)에는 라게브리오 승인했다.

해외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현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로 양분된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 두 제품의 사용승인을 검토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달 17일에는 라게브리오, 이번 달 22일에는 팍스로비드의 국내 사용승인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식약처는 이들 제품의 안전성·효과성을 최대한 신속하게 살피고, 검토 결과가 긍정적이면 빠른 시일 내에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병원에서 투여해야 하는 주사제와 달리 알약 형태로 복용하는 치료제는 가정에서도 코로나19를 치료할 수는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라게브리오와 팍스로비드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전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사용 대상, 효과, 복용방법 등에서 차이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간 12시간마다 10회 복용…팍스로비드 30알·라게브리오 40알 

세계 최초로 개발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인 머크의 라게브리오는 주성분이 ‘몰누피라비르’다. FDA 승인 내용에 따르면, 라게브리오는 노령층, 심장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포함해 입원과 사망 등 중증 코로나19로 진행될 위험이 높고, FDA가 승인한 대체 코로나19 치료법에 접근할 수 없거나 임상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사용 대상이다. 18세 미만 환자의 경우 뼈와 연골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용할 수 없다. 또한, FDA는 임심 중에 라게브리오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라게브리오는 코로나19 진단 후 가능한 한 빨리, 증상 발병 후 5일 이내에 투약을 시작해야한다. 한 번에 200㎎ 캡슐 4개를 하루 두 번(12시간마다) 먹는다. 5일 동안 총 40알을 복용하면 된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기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리토나비르’와 화이자가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니르마트렐비르’ 등 2가지 성분으로 구성됐다. FDA는 팍스로비드를 코로나19 감염 시 입원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 성인과 12세 이상 소아 환자(몸무게 40kg 이상), 비만 및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 등에 사용토록 했다. 단, 신장이나 간 중증 질환자들에게는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감염자는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복용해야 한다. 라게브리오와 마찬가지로 하루에 두 번 12시간마다 5일간(총 10회) 먹는다. 다만, 한번에 3알씩 복용하기 때문에 총 복용량은 30알로 라게브리오(40알)보다 적다.

입원·사망 예방효과 차이 커

공개된 임상자료에 따르면, 두 제품은 약효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머크의 라게브리오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에 오류를 도입해 바이러스가 더 이상 복제되지 않도록 하는 약제다. 당초 코로나19 환자의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50% 이상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 FDA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효능은 3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데 필요한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치료제다. FDA에 따르면, 코로나19 증상 발현 직후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면 입원·사망률을 88% 줄일 수 있다. 개발사인 화이자는 팍스로비드가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두 제품의 사용대상, 효능 등에 차이가 확인되면서 전문가들은 다른 치료제가 없을 경우에 라게브리오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FDA도 대체 치료제가 없을 경우에만 라게브리오를 복용하라고 강조했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라게브리오에 대해 “지금처럼 확진자·중증자가 많아질 때는 입원 및 사망률을 30%라도 줄일 수 있는 게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화이자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대체시키면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 역시 “사용할 경구용 치료제가 없는 거 보다는 (라게브리오를 복용해 입원·사망률을) 30%라도 줄이는 게 낫다”고 말했다. 라게브리오의 역할을 대체재로 보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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