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영입을 반대해 왔던 여성 범죄심리분석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에 대해 돌연 “영입 인사 중 가장 책임 있게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칭찬(?)의 글을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해 ‘본인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밝힌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에 대해 ‘당에 영입된 인사들 중 가장 책임있게 승리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짧은 기간이지만 주요 사안을 긴밀하게 상의 드려본바 (그렇다). 선대위에서 제가 못하는 역할을 다 해주시길”이라며 “선대위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장으로 마지막으로 한 판단이 이수정 교수님을 다음 정강정책 연설자로 고른 것이다. 공모 몫은 나중에 있다”고 치켜세웠다.
앞서 11월 23일 이 대표는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팩폭시스터’에 출연해 “저는 후보가 저에게 단 한 번도 그 문제를 상의한 적이 없고, 실제로 (이수정 교수를) 영입할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저는 영입했다는 사실도 듣지 못했다. (영입) 한다면 반대한다. 확실히”라고 밝혔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이수정 교수는 11월 29일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향해 “(제 영입에 대해) 명시적 반대를 언론에 발표하신 분도 계시더라”며 “페미니즘과 래디컬리즘(급진주의) 구분을 잘 못하는 것 같다. 급진주의는 여러 가지로 부작용이 있겠지만, 제가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내용은 범죄 피해자의 피해를 무시하는 형사사법 제도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지, 제가 피해자 중 여자들만 보호해달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12월 9일 채널A 인터뷰에서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에 대해 “제가 당 대표에 당선된 이후 가져왔던 방향성과 다른 얘기를 한다면 적극적으로 교정, 제지하겠다. 이 위원장도 당의 방침에 따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견제했다.
이 교수는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와 사이에 대해 “사이가 좋고 안 좋고 할 게 있겠나. 지금 만나본 적이 없었던 사이에서 오해 같은 게 싹틀 수는 있다. 해소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만나보니까 호탕한 젊은이고 대표님이시다. 제 입장에서는 후보님 못지 않게 제 상급자”라며 이 대표와의 논란 일축했다.
이 대표는 또한 지난 20일 윤석열 대선후보의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에 합류한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을 향해 “최근 논란이 됐던 강성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조류와 행보를 같이 한다면 구성원들이 강한 비판을 가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라며 페미니즘 성향의 신 수석부위원장 영입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23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최근 언급한 ‘복어’는 누구를 뜻하는지 묻는 질문에 “젠더 이슈”라고 답하며 “신지예 위원장이 영입된 것 자체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되었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며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신의 발언을 두고 그는 이날 “젠더 이슈나 대표 전략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자신의 ‘복어’ 언급은 특정 인물을 비유한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 대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와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복어’에 대한 비유를 언급해 온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저는 늘 (젠더 이슈를) 복어 요리에 비유한다”며 “복어 요리는 진짜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다뤄야지 맛있는 식재료이지 아무나 그냥 뿍뿍 지르면 그건 독”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복어’ 비유에 대해 김용남 국민의힘 공보특보 또한 최근 “당대표가 내부 총질 좀 그만했으면 한다”며 “이준석 본인 복어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특보는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이준석 당 대표가 된 이후에 당에 없던 자리를 신설해서 이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을 앉혀서 없던 월급도 한 달에 몇 백만원씩 지급하는 자리들이 있다”면서 “그럼 그건 누가 봐도 이핵관(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SNS에 김 특보를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내일 오전까지 제가 원하는 방법으로 공개적으로 사과하길 바란다”고 밝혔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