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긴급승인…언제, 누구한테 쓰나? 

먹는 코로나 치료제 긴급승인…언제, 누구한테 쓰나?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 성인 및 일부 소아환자 투여

기사승인 2021-12-27 15:36:52
니르마트렐비르 2정, 리토나비르 1정씩 동시 복용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기준으로 피해보상 

충북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   쿠키뉴스DB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27일 결정했다. 지난 22일 질병관리청이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한 지 5일 만이다. 다만, 실제 사용은 내년 1월 중순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상발현 5일내 투여시 입원‧사망 88% ↓

‘팍스로비드’는 미국 화이자사(社)가 개발하고 한국 화이자제약이 수입하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다.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함으로써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화이자사에 따르면, 경증에서 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환자 2246명 대상 임상시험에서 증상발현 5일 이내 투여했을 때 입원 및 사망환자 비율이 88% 감소했다.  

변이 바이러스 치료 효과도 확인됐다. 시험관내 시험결과 오미크론을 제외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뮤 등 여러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항바이러스 효과가 확인된 것. 특히 임상시험 결과 전체 대상 환자의 98%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고, 팍스로비드 투여군이 시험군 대비 입원 또는 사망환자의 비율을 88% 감소해 델타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팍스로비드’의 작용기전 등을 고려할 때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식약처는 코로나 확진자 수 및 위중증 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자 스스로 복용 가능한 먹는 치료제 도입의 필요성, 식약처의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관리·공급위원회’ 심의를 거쳐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전문가 자문회의에 참여한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오후 식약처 브리핑에서 “고위험·경증·중등증 코로나 환자에서 팍스로비드 투여의 유익성이 유해성보다 높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가급적 조기에 약물이 투여될 수 있도록 허가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3알 동시에 복용…임부‧수유부, 백신접종자도 사용

이에 따라 식약처는 ‘팍스로비드’를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과 중등증의 성인을 비롯해 12세 이상의 체중 40㎏ 이상인 소아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으로 승인했다. 임부‧수유부에도 투여가 가능하다. 용법·용량은 ‘니르마트렐비르 2정과 리토나비르 1정씩을 1일 2회(12시간마다) 5일간 복용’으로 정했다.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 

관련해 최 교수는 “소아에 대한 연구자료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약동학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40㎏ 이상의 12세 이상 소아에 대해서도 투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또 임부에 대한 자료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두 가지 성분 중 한 가지인 ‘리토나비르’의 경우에는 이전에 HIV 치료제로서 임부에 대한 사용 경험이 있고, ‘니르마트렐비르’는 자료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유익성이 유해성을 상회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투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유부도 투여는 가능하지만 투여 중에는 수유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백신접종력이 있는 환자에도 치료제 투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 임상시험이 백신접종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전문가 자문회의에서는) 백신접종이 있는 환자에 있어서의 투여 가능성에 대해서 검토를 했다”며 “실제 약물이 갖고 있는 특성과 제시되었던 자료, 특히 조기에 항체 양성인 환자분들에 대한 자료 등을 검토했을 때 이 약물의 투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백신접종력이 있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이 약물이 투여될 수 있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김강립 식약처장은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된 ‘팍스로비드’는 동시에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니르마트렐비르와 리토나비르는 약의 작용 효과가 조금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약을 동시에 복용해야 한다. 니르마트렐비르는 단백질 효소가 증식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고 리토나비르는 약효가 체내에서 오랫동안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며 “두 가지가 결합돼야 실제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제품이 설계됐기 때문에 3알을 같이 복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중증 간‧신장 장애시 투여 권장 안 해

다만, 중증의 간 장애 또는 중증의 콩팥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팍스로비드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고 최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가장 많이 논의됐던 것이 병용금기 약물에 대한 부분이다. 리토나비르는 HIV 환자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에도 약물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서 잘 검토하고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었던 약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 장애와 신 장애를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은 가능하겠지만 중증이라면 약물이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투여를 권장하지 않는다. 중등증의 신장 환자, 즉 ‘크레아티닌 클리어런스’ 수준이 30 미만인 환자에 있어서는 니르마트렐비르의 용량을 반으로 감량해 투여하는 것으로 의견을 주었다”라며 “리토나비르는 HIV 환자분들에게 이전에 사용 경험이 있고 현재도 일부 사용이 되고 있는 약물인데, 기존에 계속 치료를 하고 있던 환자들에게는 약물 투여를 지속하는 것으로 동의했다. 다만 처음 투여를 하는 환자 중에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HIV 프로테아제 저해제에 대한 내성 발현 위험이 다소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부분 경미한 부작용…식약처가 관리  

팍스로비스 투여 후 발생할 수 있는 이상반응으로는 미각이상, 설사 등 경미한 부작용이 대부분이다. 다만, 이상반응 발생시 피해보상은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기준으로 진행되며 식약처가 직접 관리한다. 

최 교수는 “임상시험을 통해 관찰된 주요 부작용으로는 미각이상, 설사, 혈압상승 및 근육통 등이 있었으나, 약물이 종료되고 난 이후에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고 경한 양상을 보였다”라면서 “설사나 오심과 같은 부작용은 사실 다양한 약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다. 대개는 약물이 위장 간 운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항생제와 같은 약물에서 발생하는 설사 등의 경우에는 장내 세균총에 영향을 주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 약물은 항바이러스제이기 때문에 추정하기로는 장운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이런 위장관계 증상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각이상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전까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이전에 리토나비르의 사용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는 있었다. 실제로 대부분은 약물 사용 이후 호전되는 경과를 보였고, 대개 경한 양상이었었기 때문에 사용 전 크게 문제가 되는 이상반응은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팍스로비드에 대한 이상반응 심사와 사후처리는 코로나19의 백신과 다른 기준으로 식약처가 처리한다. 일반의약품 이상반응 처리절차처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직접 관리하게 된다”며 “부작용이 의심되면 의료진이나 의약전문가, 환자, 보호자들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직접 서면이나 또는 전자적으로 제출을 해 심의를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 도입, 이르면 내년 중순

방역당국은 이르면 내년 1월 중순쯤 국내에 치료제가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100만4000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총 60만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머크(MSD)사는 24만2000명분, 화이자사 36만2000명분이다. 

특히 기존 계약 물량과는 별도로 추가 구매계약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내년 1월 초에 계약을 체결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빠르면 내년 1월 중순에 화이자사의 경구용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고, 초도 물량 확대와 도입 일정 단축을 위해서 제약사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국내외 치료제의 개발 상항과 방역상황 그리고 임상적 연구 결과를 종합해 경구용 치료제의 구매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물량은 월별 공급 방식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협상에서 확정된 물량에 대해서만 공개하도록 협의되고 있기 때문에 (도입 물량이) 확정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부연했다. 

국내 도입시 재택치료자에 활용

국내에 도입되는 경구용 치료제는 재택치료자,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의료현장에서 사용 중인 주사형 치료제 ‘렉키로나주’와 달리 재택치료 중 환자 스스로 복용 가능하고 실온(15~30℃)으로 보관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렉키로나주는 대상 환자군이 고위험 경증 및 중등증 환자로 팍스로비드와 유사하지만 병원에 가서 60분간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고 2~8℃ 사이에서 냉장보관 보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김옥수 방대본 자원지원팀장은 “경구용 치료제는 정부가 구입해서 병원, 약국 등에 공급하고 재택환자, 생활치료센터, 필요 시 치료병원에서 공급받아 사용될 예정”이라며 “특히 재택환자에게는 의사의 처방전이 약국에 공급되면 보건소, 지자체와 협의된 방식으로 해서 약을 배송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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