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다소 힘든 시간을 보낸 3N은 4분기 모처럼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에는 신작과 신사업 등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3N의 행보를 돌아봤다.
소통부재·이용자 기만에 분노한 게이머…‘트럭시위’로 답했다
연초 3N에 대한 이용자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운영진의 소통 부재와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 부정 이슈가 연달아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게임 이용자들은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집단행동에는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트럭시위(트럭에 비판 메시지를 담아 특정한 장소를 배회하는 시위)’ 등으로 적극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지난 1월 넷마블은 ‘페이트/그랜드오더’와 관련해 미흡한 운영과 소통 부재 등으로 트럭시위 대상이 됐다. 여기에 연초 '스타트 대시 캠페인'의 갑작스러운 중단이 도화선이 됐다. 반발이 거세지자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직접 사과문을 작성했고 2월 이용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H2(이하 H2)’ 이용자들도 트럭시위 나섰다. 이용자들은 “선수 육성 부분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했지만 버그 패치는 곧바로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이용자들은 2월 판교 엔씨소프트 사옥으로 트럭을 보냈다. 이후에는 ‘리니지M’ 문양 사태 등으로 분노한 ‘린저씨(리니지+아저씨)’들의 트럭시위가 이어졌다. 사측은 사과문을 공개하며 개선 약속을 밝혔지만, 이용자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3N의 맏형 격인 넥슨도 트럭시위를 피하지 못했다. 1월부터 ‘마비노기’ 이용자들은 넥슨의 소통 부재와 ‘세공’ 아이템 확률 공개 거부 등을 이유로 트럭시위를 이어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도 확률 조작 의혹이 터지면서 이용자들의 불신이 극으로 달했다. 결국 이정헌 넥슨 대표는 3월 “‘메이플스토리’를 비롯한 모든 게임의 확률을 공개하겠다”면서 사과를 전했다.
부정 이슈에도 한 줄기 빛은 있었다
넷마블은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이하 제2의 나라)’,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하 마퓨레)’ 등의 신작을 선보이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제2의 나라는 출시 이후 꾸준히 양대 앱마켓(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27일 기준으로 이 게임은 구글플레이 매출 11위를 기록 중이다. 제2의 나라만큼의 흥행은 아니지만 마퓨레 역시 마블 마니아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다.
제2의 나라는 일본 게임 제작사 레벨파이브의 RPG ‘니노쿠니’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을 제작한 지브리 스튜디오가 작화를 담당했고, 해당 작품의 OST를 작곡한 히사이시 조가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제2의 나라는 지난달 열린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기술 창작상 사운드 부문’을 수상했다.
상반기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함께 다소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흥행작의 콘텐츠 업데이트에 힘을 실었다. 8월에는 이정헌 대표가 직접 차기 작품의 개발 진척도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코노스바 모바일’, ‘블루 아카이브’ 등 2개의 신작을 공개했다. 특히 지난달 출시된 블루 아카이브는 서브컬처(수려한 작화로 그려진 2D 미소녀 캐릭터, 풍부한 스토리를 기본 특징으로 한 장르)를 선호하는 이용자 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5월 ‘트릭스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신작 ‘트릭스터M’을 출시했다. 하지만 원작의 감성이 옅어지고 과금 유도가 심한 비즈니스 모델(BM)을 도입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단기간에 이용자 수가 급감했다. 8월 출시된 블소2는 편의성과 BM, 원작에 미치지 못하는 게임성 등에 대해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그나마 지난달 출시한 ‘리니지W’가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신작·신사업으로 2022년 재도약 준비하는 3N
다사다난한 2021년을 보낸 3N은 신작·사업 구조 개편 등으로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다. 특히 3사 모두 자사를 대표하는 IP 기반 신작을 출시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내년 1분기부터 굵직한 신작을 연이어 출시한다. 첫 포문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이 연다. 250명 이상의 개발진이 투입된 던파 모바일은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담금질 작업을 진행 중이다. 던파 모바일은 최근 진행된 클로즈 베타(이하 CBT)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예정작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니지W로 반전에 성공한 엔씨소프트는 내년 북미, 유럽, 남미 등 제2권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하반기에는 ‘더 리니지’로 알려진 ‘프로젝트 TL 출시’도 예정돼있다. 여기에 엔씨소프트는 NFT(대체불가능한 코인)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인 윤곽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 내부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MMORPG의 경제시스템과 밸런스 등의 노하우가 P2E(플레이투언·Play to earn)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넷마블은 내년 1분기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국내외 시장에 선보인다. 이 작품은 자사의 대표작 ‘세븐나이츠’를 계승한 세 번째 작품이다. ‘제2의 나라’는 내년 중국을 제외한 북미·유럽 등 글로벌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게임업계 최대 화두가 된 메타버스 부문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8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한 넷마블은 내년 중 케이팝 버추얼 아이돌 그룹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상반기 중에는 경기도 광명시에 건설 중인 ‘VFX 연구소’ 준공을 앞두고 있다. NFT 전담조직이 들어서는 이곳에서 메타버스 및 NFT 분야의 연구가 중점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아울러 NFT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내년 초 공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