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등 주요 대선후보의 신년사에 ‘청년’은 없었다. 안철수 후보만이 코로나로 힘든 국민들을 나열하면서 청년을 언급했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은 SNS와 현장 소통을 강화하면서 차기 대선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히는 ‘MZ세대’ 표심잡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22년 임인년을 맞아 신년사를 통해 “민생을 해결해야 할 정치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 위기를 하루빨리 극복하고 모두가 일상의 평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오직 국민, 오직 민생이라는 각오로 민생 경제회복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다. 보복과 정쟁이 난무하는 과거로 돌아가느냐 통합과 경제부흥의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느냐를 결정하는 힘은 결국 국민들에게서 나온다”라며 최근 거친 발언으로 문재인 정부에 날을 새우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30일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은 자리에서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통신조회 논란과 관련해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닙니까”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도저히 저들의 계속된 집권을 눈 뜨고 볼 수 없다. 꼭 정권을 교체하고 이 나라의 경제 번영 기초가 되는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세우겠다”고 보수지치층을 결집시켰다.
이처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윤석열 후보도 신년사를 “코로나는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은 채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집값이 폭등하고, 물가도 많이 올랐다. 세금도 크게 늘어나 하루하루의 삶이 참으로 고단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에 공정과 정의가 실종되고 불신과 갈등의 폭이 깊어졌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나열했다.
그는 이어 “임인년 새해는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빛과 희망의 대한민국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서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우리 국민의 삶이 더욱 행복하고 풍성해지게 해야 한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이 행복한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열겠다”며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가장 긴 신년사를 내놓았다. 그는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습니까. 정부의 기가 막힌 무능과 위선 탓에 지난 5년간 얼마나 힘드셨습니까”라는 특유의 어법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보건의료 관계자, 학생 등 다양한 국민들의 힘든 현실을 위로했다. 특히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청년들”이라며 대선 후보중 유일하게 MZ세대에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또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모습은 동굴에 갇힌 두 마리의 짐승들이 먹잇감 하나를 두고 서로를 물어뜯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 호랑이는 동굴 속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생존전략과 미래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의 도덕성 문제, 가족 문제, 자질 문제로 싸우기만 한다면 기득권 양당 중 어느 당이 승리하더라도 국민은 더 분열되고 대한민국은 더 큰 위기에 빠질까 두렵다”면서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김대중 등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인물의 업적을 나열하면서 “정권교체는 목적이 아니라,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시작이자 수단이다. 반드시 우리 국민께서 원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을 중도층 확장에 힘들 쏜았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평등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로 우리의 삶 깊숙한 곳까지 침범한 불평등에 맞서야 할 때”라며 “절망과 냉소로는 불평등의 귀퉁이라도 무너뜨릴 수 없다. 다시 정치를 우리 국민의 삶을 지키는 방패로, 희망의 길을 여는 수단으로 만들어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쏟아지고 있는 불평등과 급변하는 노동의 변화를 해결할 국가의 비전을 함께 세워야 한다”며 “자산 격차가 최초로 줄어드는 정부 소득 격차가 최초로 줄어드는 정부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2일 신년사에 빠진 청년층을 향한 메시지 전달에 힘을 쏟았다. 우선 이 후보는 민주당 미래당사 ‘블루소다’ 개관식에 참석해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용기 내어 도전하는 기회가 넘치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청년층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가 있다”며 “청년세대의 마음을 다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