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해체했다. 실무 중심의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선대본부장을 맡는다.
윤 후보는 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로 선대위를 해산하겠다”며 “국회의원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는 것이 아닌 철저히 실무형 선대위를 구성해 실력 있는 이들이 선대위를 끌고 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국민이 기대하신 윤석열의 처음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내게 시간을 좀 내달라. 확실하게 다른 모습으로 국민께 변화된 윤석열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선대위는 후보 중심의 슬림형 선대본부로 재편된다. 윤 후보는 “위원회와 산하본부를 해체하고 선대본부 중심으로 해서 아주 슬림하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체제로 바꿀 예정”이라며 “본부들을 단으로 축소해 선대본부장 산하로 편입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30세대’ 참여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는 “청년 보좌역들이나 보좌역으로 선발되진 않았지만 캠프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감탄했던 순간이 많았다”며 “청년세대가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과정을 단순화하고 실무형으로 바꾸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선대위 해산에 따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해촉’으로 퇴장하게 됐다. 윤 후보는 “그저께 (김 위원장을) 만났고 오늘 아침에도 전화드렸다. 감사인사와 앞으로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상이 김 위원장 안과 별 차이가 없는데 결별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선대위라는 조직 자체를 두는 것보다 본부 체제로 가는 것이 더 슬림하고 더 의사결정을 발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퇴론이 불거지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선 “당 대표의 거취 문제는 내 소관 밖의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선대본부 참여와 관련해서도 “선거운동이라는 게 선대본부의 직책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이 대표께서 당 대표의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만 했다.
최근 ‘후보 교체론’이 거론되는 상황과 관련해선 “제1야당 후보로 선출됐기 때문에 모든 것은 국민께 맡길 것”이라며 “선거운동이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그런 자질을 만드는 과정, 국민의 뜻이 어떤 것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배우자 김건희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가족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여러분께 심려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일관되게 가져온 원칙과 잣대는 나와 내 가족, 내 주변에게도 모두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씨의 등판 시기에 대해선 “조국 사태 이후 처가와 처에게 집중적인 수사가 이어지면서 심신이 많이 지쳐있다. 요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치적 활동에 참여하기보다는 조용히 봉사활동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